개인투자용 국채 20년물을 만기까지 들고 가면 세전 161.8%를 받는다. 발행 안내에 나란히 붙는 "연평균 8.1%"는 이 161.8%를 20으로 나눈 값이고, 실제 연복리는 4.93%다. 예금이나 다른 채권과 같은 자리에 놓고 비교할 수 있는 숫자는 뒤쪽이다.
두 숫자가 3.2%p나 벌어지는 이유는 하나다. 이 상품은 만기까지 이자가 원금에 얹혀 굴러가는 복리 구조여서 뒤로 갈수록 연간 이자액이 커지는데, 총수익률을 만기 연수로 나누면 그 뒤쪽 이자까지 첫해에 균등 배분한 셈이 된다. 만기가 길수록 착시가 커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여기에 가산금리가 매월 다시 정해진다는 조건이 겹친다. 4월 청약과 9월 청약의 조건을 나란히 놓고 역산하면, 장기물의 적용금리는 사실상 한 자리에 붙어 있다.

연평균 8.1%와 연복리 4.93%가 갈리는 지점
9월 청약 조건에 공시된 만기보유 시 세전 수익률은 3년물 이표채 11.3%, 3년물 복리채 11.8%, 5년물 22.8%, 10년물 59.3%, 20년물 161.8%다. 괄호로 붙는 연평균은 각각 3.8%·3.9%·4.6%·5.9%·8.1%인데, 전부 총수익률을 만기 연수로 나눈 값이다. 같은 총수익률을 연복리로 환산하면 이렇게 바뀐다.
| 만기·유형 | 만기 세전 총수익률 (%) | 공시 연평균 (%) | 연복리 환산 (%) | 차이 (%p) |
|---|---|---|---|---|
| 3년 복리채 | 11.8 | 3.9 | 3.79 | 0.11 |
| 5년 | 22.8 | 4.6 | 4.19 | 0.41 |
| 10년 | 59.3 | 5.9 | 4.77 | 1.13 |
| 20년 | 161.8 | 8.1 | 4.93 | 3.17 |
연복리 환산은 총수익률에 1을 더한 값의 만기 연수 제곱근에서 1을 뺀 것이다. 20년물이면 2.618의 20제곱근이 1.0493이므로 4.93%가 나온다. 3년물은 0.11%p 차이에 그치지만 20년물은 3.17%p가 벌어진다. 만기가 두 배 길어질 때 총수익률은 그보다 빠르게 늘고, 나눗셈은 그 가속분을 앞으로 끌어다 놓기 때문이다.
3년물 이표채 11.3%는 성격이 또 다르다. 이자를 해마다 받아 나가는 구조여서 원금에 얹히는 부분이 없고, 3으로 나눈 3.77%가 그대로 단리 이율이다. 같은 3년물인데 복리채가 0.5%p 높은 것이 3년치 복리 효과의 크기다.

세금을 걸면 연복리가 한 번 더 내려간다
5년물 이상은 만기보유 시 1인당 매입금액 총 2억원 한도에서 이자소득 분리과세가 적용되고,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세율은 15.4%다. 만기에 이자를 한꺼번에 받는 구조이므로 총이자에 이 세율을 걸고 다시 연복리로 환산하면 아래가 된다.
| 만기 | 세전 총수익률 (%) | 세후 총수익률 (%) | 세후 연복리 (%) | 공시 연평균과의 차 (%p) |
|---|---|---|---|---|
| 3년 복리채 | 11.8 | 9.98 | 3.22 | -0.68 |
| 5년 | 22.8 | 19.29 | 3.59 | -1.01 |
| 10년 | 59.3 | 50.17 | 4.15 | -1.75 |
| 20년 | 161.8 | 136.88 | 4.41 | -3.69 |
3년물은 분리과세 특례 대상이 아니어서 위 표의 3년물 행은 원천징수 15.4%만 반영한 값이다.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는 해에 만기가 걸리면 이 이자는 종합과세로 합산된다. 분리과세가 왜 세율 자체보다 합산 여부에서 의미를 갖는지는 리츠 배당 분리과세 요건을 정리한 글의 구조와 같다.
표면금리가 오르면 가산금리가 깎인다
적용금리는 표면금리와 가산금리의 합이다. 표면금리는 전월에 발행한 같은 만기 국고채 낙찰금리를 따라가고, 가산금리는 매월 새로 정해 공표된다. 4월 청약은 표면금리가 3년물 3.470%, 5년물 3.735%, 10년물 3.695%, 20년물 3.840%였고 가산금리는 3년물 0%, 5년물 0.1%, 10년물 1.05%, 20년물 1.1%였다. 9월 청약의 가산금리는 3년물 0%, 5년물 0.1%, 10년물 0.35%, 20년물 0.35%다.
9월 표면금리는 공시 대상이 아니라 발표되지 않았지만, 공시된 만기수익률에서 역산할 수 있다. 앞의 연복리 환산값이 곧 적용금리이므로 거기서 가산금리를 빼면 표면금리가 남는다.
| 만기 | 4월 표면 (%) | 4월 가산 (%) | 4월 적용 (%) | 9월 표면 (역산, %) | 9월 가산 (%) | 9월 적용 (%) | 적용금리 변동 (%p) |
|---|---|---|---|---|---|---|---|
| 3년 복리채 | 3.470 | 0 | 3.470 | 3.79 | 0 | 3.79 | +0.32 |
| 5년 | 3.735 | 0.10 | 3.835 | 4.09 | 0.10 | 4.19 | +0.36 |
| 10년 | 3.695 | 1.05 | 4.745 | 4.42 | 0.35 | 4.77 | +0.03 |
| 20년 | 3.840 | 1.10 | 4.940 | 4.58 | 0.35 | 4.93 | -0.01 |
10년물은 표면금리가 다섯 달 사이 0.72%p 올랐는데 가산금리가 0.70%p 깎여 적용금리가 0.03%p만 움직였다. 20년물은 표면금리가 0.74%p 오르고 가산금리가 0.75%p 줄어 적용금리가 오히려 0.01%p 내려갔다. 반면 가산금리가 0%와 0.1%로 묶여 있는 3년물과 5년물은 표면금리 상승분을 그대로 받아 적용금리가 0.32~0.36%p 올랐다.
가산금리는 장기물 투자자에게 주는 덧붙임이 아니라, 시장금리가 흔들려도 만기수익률을 같은 자리에 붙여 두는 조절 장치로 쓰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활성화 방안에서 10년물·20년물 가산금리를 100bp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던 것과 비교하면 9월 0.35%는 3분의 1 수준이다. 표면금리가 그만큼 올라온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특정 달의 가산금리 숫자만 보고 조건이 좋아졌다거나 나빠졌다고 읽으면 방향을 놓친다. 비교해야 할 값은 표면금리와 가산금리를 합한 적용금리 하나다.

1년 뒤부터 팔 수 있지만, 팔면 세 가지가 사라진다
중도환매는 매입 후 1년이 지나면 신청할 수 있다. 다만 환매하면 가산금리와 연복리, 분리과세 혜택이 모두 빠지고 표면금리만 남는다. 이 조건을 그대로 대입하면 만기 전 매도의 대가가 계산된다.
9월 10년물을 5년째에 환매한다고 보자. 표면금리 4.42%가 단리로만 적용되므로 5년치 이자는 22.1%다. 같은 달 5년물을 만기까지 들고 갔을 때의 22.8%보다 낮다. 가산금리 0.35%와 5년치 복리 효과가 함께 빠지면서, 더 긴 만기를 골랐다는 사실이 아무 값도 하지 못하게 된다. 20년물을 10년째에 환매하면 표면금리 4.58% 단리로 45.8%인데, 10년물 만기보유 59.3%에 13.5%p 모자란다.
즉 만기 구간 선택은 금리 전망의 문제가 아니라 그 기간 동안 자금을 묶어 둘 수 있느냐의 문제다. 표면금리만 남는 순간 이 상품은 같은 만기 국고채보다 나을 이유가 없어진다. 채권의 세전 이율이 같아도 과세 구조에 따라 세후가 갈리는 원리는 저쿠폰 채권의 세후 수익을 계산한 글에서 다뤘다.
2억원 한도와 300만원 배정선
분리과세 한도는 1인당 매입금액 총 2억원이고, 만기가 먼저 도래하는 종목부터 순서대로 채워진다. 세제 혜택은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2027년 12월 31일까지의 매입금액에 한해 적용된다고 공시돼 있어, 지금 기준으로는 시한이 정해진 특례다.
청약은 기준금액 300만원까지 일괄 배정하고 초과분을 청약액에 비례해 나눈다. 9월 발행 규모는 3년물 이표채 20억원, 3년물 복리채 30억원, 5년물 500억원, 10년물 1,100억원, 20년물 650억원으로 총 2,300억원이다. 8월까지 누적 청약액은 약 2조2,900억원, 평균 경쟁률은 1.62대 1이었다. 300만원 이하로 넣으면 경쟁률과 무관하게 전액을 받고, 그 위로는 경쟁률이 배정률을 결정한다.
9월부터는 10년물과 20년물을 DC·IRP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매입할 수 있다. 이 경우 운용 기간 이자에 대한 과세가 이연되고 연금 수령 시 저율 연금소득세가 적용되므로, 전용계좌의 15.4% 분리과세와는 과세 시점 자체가 다르다.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 매월 공표되는 가산금리 — 표면금리가 오른 달에 가산금리가 줄어드는 상쇄 패턴이 계속되는지
- 적용금리(표면금리+가산금리)의 연복리 값 — 예금·국고채와 비교할 때 쓸 수 있는 유일한 숫자
- 공시 수익률의 "연평균"이 단순 나눗셈인지 연복리인지 — 만기 20년이면 3%p 이상 차이
- 분리과세 특례 시한(2027년 12월 31일 매입분)의 연장 여부
- 2억원 분리과세 한도의 소진 순서 — 만기도래순이므로 짧은 만기를 먼저 담으면 긴 만기가 밀린다
- 월별 경쟁률과 300만원 일괄배정선 — 초과 청약분의 실제 배정률
- 중도환매 신청 가능 시점(매입 1년 후)과 환매 시 사라지는 항목(가산금리·복리·분리과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