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연금 수령액이 1년에 1,500만원을 넘으면, 넘은 금액만이 아니라 받은 전액이 종합과세 또는 16.5% 분리과세 대상으로 넘어간다. 1,500만원까지는 나이에 따라 3.3~5.5%를 떼고 끝나므로, 1,500만원과 1,501만원 사이에는 세금이 82만5,000원에서 247만6,650원으로 165만원 벌어지는 구간이 생긴다.
다만 세 배가 된다는 계산은 16.5% 분리과세를 골랐을 때의 숫자다. 다른 소득이 거의 없는 은퇴자라면 종합과세를 고르는 쪽이 5.5%보다도 낮은 실효세율로 끝난다. 1,500만원은 세율이 뛰는 절벽이 아니라, 세금 계산 방식을 직접 골라야 하는 선이다.
선택지가 생겼다는 말은 잘못 고르면 손해라는 말과 같다. 갈림길이 어디인지는 수령액에 따라 움직이고, 그 지점은 공식 하나로 계산된다.
1,500만원은 세율이 오르는 선이 아니라, 세금 계산 방식을 직접 골라야 하는 선이다.
1,500만원에 들어가는 연금과 빠지는 연금
기준선에 걸리는 것은 연금계좌에서 받는 사적연금 가운데 세액공제를 받은 원금과 그 운용수익에서 나온 부분이다. 국세청은 연금계좌 연금소득 중 그 밖의 연금소득 합계가 연 1,500만원 이하인 경우에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다고 정리한다. 뒤집으면 1,500만원을 넘는 순간 선택의 성격이 달라진다.
여기서 빠지는 돈이 두 갈래 있다.
- 퇴직금을 재원으로 받는 연금 — 퇴직소득이 원천인 연금은 무조건 분리과세 연금소득이라 1,500만원 한도 계산에 들어가지 않는다. IRP에 퇴직금과 개인 납입금이 섞여 있다면, 한도에 걸리는 것은 개인 납입분과 운용수익 쪽이다.
-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원금 — 연말정산에서 공제받지 않고 넣어둔 돈이 연금으로 나올 때는 과세 대상 자체가 아니다. 한도에도, 세금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은 아예 다른 트랙이다. 공적연금은 연금소득간이세액표로 원천징수한 뒤 다음 해에 연말정산하거나 종합소득에 합산한다. 사적연금의 1,500만원 계산에 국민연금 수령액을 더해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공적연금 쪽 손익 계산은 국민연금 조기수령 감액과 손익분기 나이가 별도의 문제다.

1,500만원 이하면 나이가 세율을 정한다
한도 안에 있으면 계산이 단순하다. 국세청이 고시한 사적연금 원천징수 세율은 70세 미만 5%, 70세 이상 80세 미만 4%, 80세 이상 3%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가 붙어 실제로 떼이는 세율은 5.5%, 4.4%, 3.3%가 된다. 사망할 때까지 받고 중도해지가 불가능한 종신계약은 나이와 별개로 4%(4.4%)가 적용되고, 두 조건이 겹치면 낮은 쪽을 쓴다.
같은 1,200만원을 받아도 예순아홉과 여든하나의 세금은 66만원과 39만6,000원으로 26만원 넘게 갈린다. 수령 개시 시점을 한두 해 미루는 선택이 세율 구간을 바꾸는 이유다.
아래는 국세청 세율표에 수령액을 직접 대입해 만든 표다. 왼쪽 세 열은 한도 안, 맨 오른쪽 열은 한도를 넘겼을 때 16.5%를 적용한 값이다.
| 연간 사적연금 수령액 | 70세 미만 5.5% (원) | 70~79세 4.4% (원) | 80세 이상 3.3% (원) | 16.5% 적용 시 (원) |
|---|---|---|---|---|
| 600만원 | 33만0,000 | 26만4,000 | 19만8,000 | 99만0,000 |
| 1,200만원 | 66만0,000 | 52만8,000 | 39만6,000 | 198만0,000 |
| 1,500만원 | 82만5,000 | 66만0,000 | 49만5,000 | 247만5,000 |
| 1,501만원 | 적용 불가 | 적용 불가 | 적용 불가 | 247만6,650 |
| 1,800만원 | 적용 불가 | 적용 불가 | 적용 불가 | 297만0,000 |
1,500만원 행과 1,501만원 행 사이가 문제의 구간이다. 1만원을 더 받았을 뿐인데 세금이 82만5,000원에서 247만6,650원으로 165만1,650원 늘어난다. 수령액을 1,500만원에 딱 맞춰 끊고 나머지를 이듬해로 넘기는 설계가 왜 반복해서 거론되는지가 이 두 줄에 들어 있다.

넘겼다면 종합과세와 16.5% 중 어디가 싼가
한도를 넘기면 16.5% 분리과세와 종합과세 중 하나를 고른다. 종합과세를 고르면 세금은 총연금액 전체가 아니라 연금소득공제를 뺀 금액에 붙는다. 국세청이 제시한 연금소득공제는 총연금액 350만원 이하 전액, 700만원 이하 350만원+초과액의 40%, 1,400만원 이하 490만원+초과액의 20%, 1,400만원 초과 630만원+초과액의 10%이며 한도는 900만원이다.
공제율이 구간마다 떨어지는 구조라, 수령액이 커질수록 공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든다. 총연금액이 4,100만원이 되면 공제액이 한도 900만원에 닿고 그 뒤로는 늘지 않는다.
아래는 공제식을 수령액에 직접 대입해 과세 대상 금액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계산한 표다.
| 총연금액 | 연금소득공제 (만원) | 연금소득금액 (만원) | 공제 비율 (%) | 분리과세 16.5% 세액 (만원) |
|---|---|---|---|---|
| 1,501만원 | 640.1 | 860.9 | 42.6 | 247.7 |
| 1,600만원 | 650.0 | 950.0 | 40.6 | 264.0 |
| 1,800만원 | 670.0 | 1,130.0 | 37.2 | 297.0 |
| 2,400만원 | 730.0 | 1,670.0 | 30.4 | 396.0 |
| 3,000만원 | 790.0 | 2,210.0 | 26.3 | 495.0 |
1,501만원을 받는 사람이 다른 소득이 전혀 없다고 해보자. 연금소득금액 860만9,000원에서 본인 기본공제 150만원을 빼면 과세표준은 710만9,000원, 1,400만원 이하 구간이라 세율 6%가 붙어 산출세액은 42만6,540원이다. 지방소득세를 더해도 47만원 안쪽으로, 한도 안에서 5.5%로 끝냈을 때의 82만5,000원보다 오히려 적다. 넘겼다고 무조건 손해가 아니라는 말은 이 계산에서 나온다.

갈림길은 한계세율 몇 퍼센트인가
어느 쪽이 싼지는 다른 소득이 얼마나 있느냐, 즉 본인에게 적용되는 한계세율이 얼마냐로 갈린다. 두 방식이 같아지는 지점은 이렇게 정리된다.
손익분기 한계세율 = 16.5% × 총연금액 ÷ 연금소득금액
분리과세는 총연금액 전체에 16.5%를 매기고, 종합과세는 공제를 뺀 연금소득금액에만 세율을 매기기 때문에 생기는 식이다. 앞의 표 값을 대입하면 1,600만원은 27.8%, 1,800만원은 26.3%, 2,400만원은 23.7%, 3,000만원은 22.4%가 된다. 수령액이 커질수록 손익분기 세율이 내려가고, 그만큼 종합과세가 유리한 구간이 좁아진다.
이 식은 실제 세액 비교와도 맞아떨어진다. 조세금융신문이 연금 1,600만원을 놓고 계산한 결과를 보면 지방세 포함 세율 26.4%에서는 종합과세 251만원 대 분리과세 264만원으로 종합과세가 싸고, 38.5%에서는 366만원 대 264만원으로 뒤집힌다. 손익분기 27.8%가 두 값 사이에 놓인다.
세율 26.4%는 종합소득 과세표준 5,000만원 안팎이 갈리는 지점이다. 연금 외에 임대소득이나 사업소득이 붙어 과세표준이 그 위로 올라가는 사람이면 분리과세 쪽을 계산해볼 실익이 생기고, 연금이 소득의 거의 전부인 사람이면 종합과세가 대체로 싸다. 세액공제 단계의 셈법은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148만원의 조건에서, 중도인출 때 적용되는 세율은 중도인출 16.5%와 5.5%의 갈림에서 따로 다뤘다.
세 가지 단서는 남는다. 첫째, 종합과세 세액은 다른 소득과 합산한 누진구조에서 결정되므로 위 계산은 한계세율 기준의 근사다. 둘째, 종합과세를 택하면 소득이 잡히면서 건강보험료 부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셋째, 두 방식의 차이가 10만원대로 줄어드는 구간에서는 어느 쪽을 고르든 결과가 사실상 같다.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 내 연금 중 한도에 걸리는 금액 — 연금계좌 수령액 전체가 아니라, 퇴직금 재원과 세액공제 미수령 원금을 뺀 금액이 1,500만원 기준선에 대입할 숫자다.
- 수령 개시 나이 — 70세와 80세 문턱에서 원천징수 세율이 5.5%에서 4.4%, 3.3%로 내려간다. 한도 안에서 받을 계획이면 개시 시점이 곧 세율이다.
- 연금 외 소득의 과세표준 — 지방세 포함 26.4% 구간, 즉 과세표준 5,000만원 언저리가 두 방식의 유불리가 뒤집히는 지대다.
- 수령액 대비 연금소득공제 비율 — 1,501만원에서 42.6%였던 공제 비율은 3,000만원에서 26.3%까지 떨어진다. 수령액이 클수록 종합과세의 이점이 빠르게 줄어든다.
-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 — 종합과세 선택은 세금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가입자라면 보험료 변화까지 합쳐 비교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