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증자 권리락일에 주가가 전날보다 23% 낮은 값에서 출발해도 그건 하락이 아니다. 늘어날 주식 수만큼 주가를 미리 나눠 놓는 기계적 조정이고, 산식은 하나다. 권리락 기준가 = 권리부 종가 ÷ (1 + 배정비율). 배정비율이 1주당 0.3주면 1.3으로 나누므로 기준가는 종가의 76.9%, 즉 23.1% 낮게 잡힌다.

실제 수치로 검산된다. 알테오젠은 보통주·종류주 1주당 0.3주를 배정하는 30% 무상증자를 결정했고, 권리락일인 8월 5일 기준가는 26만7,000원으로 공시됐다. 권리부 마지막 거래일이던 8월 4일 종가는 34만7,000원이었다. 두 숫자 사이에 있는 것은 시장의 판단이 아니라 나눗셈이다.

이른 아침 서울 아파트 주방 식탁에서 커피잔을 들고 태블릿을 내려다보는 40대 남성

기준가 26만7,000원은 어디서 나온 숫자인가

34만7,000원을 1.3으로 나누면 26만6,923원이다. 여기에 호가가격단위(이 가격대에서는 100원)만큼 올림하면 정확히 26만7,000원이 된다. 공시된 기준가와 소수점 단위까지 맞아떨어진다. 거래소가 임의로 정한 값이 아니라 규정에 박힌 산식의 출력값이라는 뜻이다.

근거 조항도 공시문에 그대로 적힌다. 거래소가 내는 권리락 기준가격 안내 공시는 산출 근거로 유가증권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 제30조를 명시하고, 별표의 산식대로 계산한 값을 종목별로 통지한다. 코스닥 종목도 대응 조항에 따라 같은 방식으로 산출된다. 그래서 권리락 기준가는 시초가가 아니다. 그날 시초가는 이 기준가를 기준으로 다시 호가를 받아 정해진다.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다. 이사회가 무상증자를 결의해 배정비율과 신주배정기준일을 공시하고, 기준일의 2영업일 전이 권리락일이 된다. T+2 결제 때문이다. 알테오젠의 경우 신주배정기준일이 8월 6일이었으므로 8월 4일까지 사서 보유해야 신주를 받고, 8월 5일부터는 사도 받지 못한다. 신주를 받을 권리가 떨어져 나가는 그날이 권리락일이고, 그 권리 가치만큼 주가를 조정하는 것이 기준가다.

책상 위 낡은 수첩과 샤프펜슬 옆에 세 무더기로 나뉜 마른 콩

배정비율이 기준가를 얼마나 깎나

산식이 나눗셈 하나이므로 하락률은 배정비율만으로 결정된다. 종가와 무관하다. 배정비율 r에 대해 기준가 배율은 1÷(1+r), 하락률은 1−1÷(1+r)이다. 직접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배정비율(1주당 신주)기준가 배율기준가 하락률(%)종가 10,000원일 때 기준가(원)
0.1주 (10%)0.90919.099,091
0.2주 (20%)0.833316.678,333
0.3주 (30%)0.769223.087,692
0.5주 (50%)0.666733.336,667
1주 (100%)0.500050.005,000
2주 (200%)0.333366.673,333
3주 (300%)0.250075.002,500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비율이 커질수록 하락률이 비례해서 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100% 무상증자는 반토막, 300% 무상증자는 4분의 1 토막이 된다. 배정비율 300%짜리 권리락 화면을 처음 보는 사람이 75% 폭락으로 착각하기 쉬운 이유다. 하락률은 배정비율이 아니라 증자 후 총주식수 대비 기존 주식수의 비중을 따라간다.

100주를 들고 있었다면 평가액은 얼마가 되나

알테오젠 수치를 그대로 대입해 검산해 보면 권리락의 성격이 분명해진다.

시점보유 주식수(주)적용 주가(원)평가액(원)
8월 4일 종가 (권리부)100347,00034,700,000
이론상 권리락 (반올림 전)130266,92334,700,000
공시 기준가 적용130267,00034,710,000
신주 상장 전 계좌 표시100267,00026,700,000

세 번째 줄의 1만원 차이는 호가가격단위 올림에서 나온 반올림 잔돈이다. 이론적으로 권리락은 부(富)를 1원도 바꾸지 않는다.

문제는 네 번째 줄이다. 권리락일에 주가는 이미 조정되는데, 늘어난 신주 30주는 그날 계좌에 없다. 알테오젠의 신주 상장 예정일은 8월 26일이었다. 권리락일부터 신주 상장일까지 3주가량, 계좌에는 100주만 찍히고 단가는 23% 낮아진 상태가 이어진다. 평가액이 3,470만원에서 2,670만원으로 800만원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구간이다. 실제로 사라진 돈은 없고, 상장일에 30주가 입고되면서 숫자가 맞춰진다.

권리락일의 하락률은 시세가 아니라 나눗셈이다. 그리고 그 나눗셈은 신주가 계좌에 들어오는 날까지 끝나지 않는다.

책상 모서리에 놓인 손 클로즈업 — 한 손엔 펜, 다른 손은 종이 뭉치를 누르고 있다

유상증자 권리락은 왜 계산식이 다른가

무상증자는 회사에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 자본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옮겨 적고 주식을 찍을 뿐이므로 분자에 더할 것이 없다. 유상증자는 신주 대금이 실제로 회사에 들어오기 때문에 그만큼을 분자에 더해야 한다.

유상증자 권리락 기준가는 (권리부 종가 × 기존 주식수 + 신주 발행가 × 신주 수) ÷ 증자 후 총주식수다. 배정비율을 r, 발행가를 P라 하면 (종가 + P×r) ÷ (1+r)로 정리된다. 같은 종가·같은 배정비율에서 두 방식이 어떻게 갈리는지 직접 계산했다.

구분권리부 종가(원)배정비율신주 발행가(원)권리락 기준가(원)하락률(%)
무상증자10,0000.2주8,33316.67
유상증자 (할인율 20%)10,0000.2주8,0009,6673.33
유상증자 (할인율 30%)10,0000.2주7,0009,5005.00
유상증자 (발행가=종가)10,0000.2주10,00010,0000.00

같은 20% 증자인데 무상은 16.67% 떨어지고 유상은 3~5%만 떨어진다. 발행가를 종가와 같게 잡으면 아예 조정이 없다. 유상증자의 권리락 폭이 작은 것은 주주에게 유리해서가 아니라, 주주가 신주 대금을 따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무상증자는 공짜로 받으니 주가에서 전액을 빼고, 유상증자는 돈을 내고 받으니 할인분만 뺀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서 할인율이 기존 주주 지분을 어떻게 희석시키는지도 같은 구조로 계산된다.

차트가 갑자기 달라 보이는 이유 — 수정주가

권리락이 지나면 증권사 앱의 과거 차트도 함께 내려간다. 배정비율 0.3주면 권리락 이전 모든 봉의 가격이 1.3으로 나뉜 값으로 다시 그려진다. 이것이 수정주가다. 조정하지 않으면 차트에 23% 절벽이 생겨 추세 판단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표준 처리다.

다만 수정주가는 세 가지 착시를 만든다. 첫째, 과거 최고가가 낮아져 신고가를 갱신한 것처럼 보인다. 둘째, 매수 단가는 계좌에서 조정되지만 화면마다 반영 시점이 달라 손익률이 잠깐 어긋나 보인다. 셋째, 권리락 당일의 큰 음봉이 차트에 남는 경우 뉴스 없이 급락한 종목처럼 스크리닝에 걸린다. 급락 종목 필터를 돌리는 사람이라면 권리락 종목을 걸러내는 조건을 하나 더 붙여야 한다.

비 오는 저녁 여의도 오피스 빌딩 로비를 길 건너에서 바라본 풍경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무상증자 자체는 회사의 현금흐름도 이익도 바꾸지 않는다. 자본금 계정 안에서 숫자를 옮겨 적는 회계 처리이고, 주주가 가진 지분율도 그대로다. 그럼에도 권리락 전후로 거래가 몰리는 종목이 있으므로, 다음 항목을 순서대로 확인하면 판단의 틀이 선다.

  • 배정비율과 신주배정기준일 — 기준일의 2영업일 전이 권리락일이다. 기준일 당일에 사면 권리가 없다
  • 신주 상장 예정일 — 권리락일부터 이 날짜까지가 계좌 평가액이 낮게 보이는 구간이다. 알테오젠은 권리락 8월 5일, 신주 상장 8월 26일로 약 3주였다
  • 재원 — 주식발행초과금인지 이익잉여금인지. 자본잉여금 계정 이동일 뿐 회사에 유입되는 현금은 없다
  • 증자 후 유통주식수와 단가 — 주당 가격이 낮아지면 거래 접근성이 올라가지만, 시가총액과 주당순이익 기준 지표는 자동으로 재계산된다는 점을 함께 본다
  • 수정주가 반영 여부 — 과거 고점·이동평균선이 조정된 값인지 확인하지 않으면 신고가·골든크로스 신호를 잘못 읽는다

이 판단이 틀리는 조건도 명확하다. 권리락 기준가는 이론값일 뿐, 권리락일 시초가와 종가는 시장 수급이 정한다. 기준가보다 높게 형성되면 흔히 말하는 권리락 갭 메우기가 되고, 낮게 형성되면 증자 자체와 무관한 악재가 섞여 있을 가능성을 봐야 한다. 나눗셈이 설명하는 것은 출발점까지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