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세 유형 가운데 국내 상장주식을 직접 사고팔 수 있는 건 중개형 하나뿐이다. 신탁형은 가입자가 고른 상품을 금융사가 대신 담고, 일임형은 금융사가 짠 포트폴리오로 굴린다. 세제 혜택은 셋이 완전히 같다 — 토스피드 정리 기준 연 2,000만원 납입한도, 의무 가입기간 3년, 비과세 한도 일반형 200만원(서민형 400만원), 초과분 9.9% 분리과세. 유형을 고르는 일은 세금 문제가 아니라 운용 권한을 누가 갖느냐, 그 대가로 얼마를 내느냐의 문제다.

밤 거실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을 보는 30대 남성

세 유형, 갈리는 건 운용 권한 하나

중개형은 계좌에 들어온 돈으로 가입자가 직접 주문을 낸다. 국내 상장주식과 ETF, 펀드, 리츠 등을 매매할 수 있고 계좌 자체를 유지하는 보수는 없다. 대신 주문마다 증권사 매매수수료가 붙는다.

신탁형은 형식상 신탁 계약이다. 어떤 상품을 담을지는 가입자가 지정하지만 매수 지시는 신탁계약을 통해 이뤄지고, 그 대가로 잔고에 비례하는 신탁보수가 매년 빠져나간다. 국내 상장주식 직접 매매는 되지 않고 예금·펀드·ELS 같은 상품이 중심이다. 일임형은 상품 선택까지 금융사에 넘긴다. 모델 포트폴리오 몇 개 중 위험 성향을 고르면 그 안에서 금융사가 리밸런싱까지 한다. 보수는 셋 중 가장 높다.

구분중개형신탁형일임형
상품 선택가입자가입자(지정)금융사
국내 상장주식 직접 매매가능불가불가
주요 취급 채널증권사은행·증권사증권사
계좌 보수(연, 가정치)없음(매매수수료만)0.10% 안팎0.3~0.8%
비과세 한도일반형 200만원 / 서민형 400만원 — 세 유형 동일

보수율은 금융사·상품마다 다르다. 아래 계산에 쓴 신탁 0.10%, 일임 0.50%는 시중에서 흔히 안내되는 구간의 대표값을 잡은 것이고, 실제 계약서의 숫자는 각자 확인해야 한다.

책상 위 계산기와 동전 더미 클로즈업

ISA 중개형 신탁형, 보수 차이는 5년이면 얼마인가

비과세 혜택에는 상한이 있다. 일반형 200만원이 전부 채워졌다고 해도 일반 계좌 대비 아낄 수 있는 세금은 200만원 × 15.4% = 30만 8,000원이다. 여기에 초과 이익분은 15.4% 대신 9.9%로 분리과세되니 5.5%p만큼 추가로 덜 낸다. 즉 ISA가 돌려주는 금액에는 천장이 있고, 계좌 보수는 그 천장을 갉아먹는 쪽에 선다.

유형별 1인당 평균 잔고에 그 보수율을 대입하면 규모가 잡힌다. 서울경제가 인용한 2026년 4월 30일 기준 통계로 계산하면 중개형은 47조 9,266억원을 795만 2,752명이, 신탁형은 16조 683억원을 91만 9,202명이, 일임형은 1조 5,907억원을 14만 7,677명이 나눠 갖고 있다. 나눗셈의 결과는 아래와 같다.

유형1인당 평균 잔고(만원)가정 보수율(연, %)5년 누적 보수(만원)절세 상한 30.8만원 대비(%)
중개형60300.00
신탁형1,7480.108.728
일임형1,0770.5026.987

계좌 수는 중개형이 압도적인데 1인당 잔고는 신탁형이 중개형의 2.9배다. 신탁형에는 목돈을 예금성 상품으로 묶어둔 계좌가 몰려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리고 잔고가 클수록 정률 보수의 절대액도 커진다.

거꾸로 풀어보면 경계선이 나온다. 5년 누적 보수가 절세 상한 30만 8,000원과 같아지는 잔고는 신탁형(0.10%)이 6,160만원, 일임형(0.50%)이 1,232만원이다. 일임형 1인당 평균 잔고 1,077만원은 이미 그 경계의 88% 지점이다. 보수를 넘어서는 부분은 세제 혜택이 아니라 운용 성과가 만들어내야 한다.

ISA의 세금 혜택에는 천장이 있고, 정률 보수에는 천장이 없다.

돈은 이미 중개형으로 쏠렸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2026년 4월 말 ISA 전체 잔고는 65조 5,855억원, 가입자는 901만 9,631명이다. 이 가운데 투자중개형이 잔고 기준 73%를 차지했고 신탁형 24%, 일임형은 2.4%에 그쳤다. 중개형 가입자는 2025년 말 659만 2,376명에서 넉 달 만에 136만명 넘게 늘었다.

중개형 계좌 안의 자산 구성도 성격을 보여준다. ETF가 47.8%, 개별 주식이 35.9%로 위험자산이 8할을 넘고 예적금은 8.4%다. 절세 계좌가 예금 대피처가 아니라 주식 계좌처럼 쓰이고 있다는 뜻이다.

공급 쪽도 따라 움직였다. 신탁형 신규 가입 중단 흐름이 그것으로, 10대 증권사 가운데 신규 가입을 받는 곳은 삼성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세 곳뿐이고 미래에셋증권은 2026년 4월 1일부터 신규 가입을 닫았다. 증권사 채널에서 신탁형을 새로 여는 선택지 자체가 줄고 있다는 사실은, 유형 비교 이전에 확인해야 할 조건이다.

해질 무렵 서울 여의도 금융가 빌딩 외경

2027년부터 달라지는 것 — 5년 제한과 생산적금융 ISA

2026년 세법개정안은 ISA의 시간 축을 건드렸다.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일반 ISA의 계약기간은 최소 3년·최대 5년으로 제한되고, 그해 쓰지 않은 납입한도를 다음 해로 넘기는 이월도 폐지된다. 지금까지처럼 만기를 계속 연장하며 무기한 굴리는 방식은 막히는 셈이다. 앞의 5년 계산을 굳이 5년으로 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동시에 생산적금융 ISA가 신설된다. 국내 상장주식·국내 주식형 펀드·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등 국내 자산으로 투자 대상을 한정하는 대신 이자·배당소득을 전액 비과세한다. 납입한도는 연 2,000만원·총 2억원, 의무 가입기간 3년에 최대 10년 운용,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가입할 수 없다. 시행은 2027년 1월 1일 신규 가입분부터다.

기존 일반 ISA의 총 납입한도가 1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생산적금융 ISA의 총 2억원은 두 배다. 다만 투자 대상이 국내로 묶이므로, 해외 자산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라면 같은 계좌에 담기지 않는다. 이 갈림길의 세금 구조는 생산적금융 ISA와 일반 ISA의 배당 과세를 계산한 글에서 따로 다뤘다.

식탁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는 손 클로즈업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 계약서의 보수율 — 신탁보수·일임수수료는 상품별로 다르다. 위 계산의 0.10%·0.50%가 아니라 내 계약의 숫자로 다시 나눠본다.
  • 내 잔고가 경계선의 어디쯤인가 — 0.50% 보수 기준 1,232만원, 0.10% 기준 6,160만원이 5년 누적 보수가 비과세 절세 상한과 같아지는 지점이다.
  • 비과세 200만원을 실제로 채우고 있는지 — 이익이 200만원에 한참 못 미치면 절세 상한 자체가 작아지고, 보수의 상대적 무게는 커진다.
  • 2026년 세법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 — 5년 계약기간 제한과 납입한도 이월 폐지는 아직 개정안 단계다. 확정 내용과 시행일을 확인한다.
  • 가입 창구가 열려 있는지 — 신탁형은 증권사 신규 가입 중단이 이어지고 있어, 유형을 고르기 전에 취급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
  • 서민형 요건 해당 여부 — 비과세 한도가 2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두 배가 되므로, 절세 상한 계산의 출발점이 달라진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