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권리락으로 주가가 얼마나 깎이는지는 숫자 두 개면 나온다. 1주당 신주 배정비율과 발행 할인율이다. 이론상 하락률은 배정비율 × 할인율 ÷ (1 + 배정비율)이고, 증자 금액이 몇 조원인지, 자금을 어디에 쓰는지는 이 식에 들어가지 않는다.
8월 28일 결정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가 그 계산을 바로 대입해볼 수 있는 사례다.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신주는 227만주, 예정 발행가액은 주당 132만 2000원이다. 조달액 3조 9억원 가운데 2조 7062억원이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2948억원이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에 쓰인다. 민주신문은 할인율 15%, 증자비율 약 4.9%, 1주당 신주배정비율 0.0392737657주라고 전했다.

권리락 하락률이 두 숫자로 끝나는 이유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신주배정기준일 현재 주주명부에 오른 사람에게만 청약 기회를 준다. 그 기준일 전 거래일에 거래소가 주가를 낮춰 다시 출발시키는 것이 권리락이다. 기준일 다음 날 산 사람은 싼 신주를 받을 권리가 없으니, 그만큼 미리 빼두는 조정이다.
이론 권리락 기준가는 권리부 종가와 발행가를 배정비율로 가중평균한 값이다.
이론가 = (권리부 종가 + 발행가 × 배정비율) ÷ (1 + 배정비율)
여기서 발행가를 종가 × (1 − 할인율)로 바꿔 정리하면 종가가 통째로 약분된다. 남는 것이 하락률 공식이다.
하락률 = 배정비율 × 할인율 ÷ (1 + 배정비율)
주가가 5만원이든 155만원이든 하락률은 같다는 뜻이다. 무상증자의 권리락이 배정비율만으로 결정되는 것도 같은 식에서 나온다. 무상증자는 발행가가 0원이라 할인율이 100%로 들어가고, 하락률은 배정비율 ÷ (1 + 배정비율)이 된다. 30% 무상증자에서 기준가가 23% 내려가는 이유다.
| 1주당 배정비율 (주) | 할인율 (%) | 이론 하락률 (%) |
|---|---|---|
| 0.039 | 15 | 0.57 |
| 0.10 | 15 | 1.36 |
| 0.20 | 20 | 3.33 |
| 0.50 | 20 | 6.67 |
| 1.00 | 25 | 12.50 |
| 1.00 | 30 | 15.00 |
표에서 읽을 것은 두 변수의 비대칭이다. 할인율을 15%에서 30%로 두 배 키우면 하락률도 정확히 두 배가 되지만, 배정비율은 커질수록 1 + 배정비율이라는 분모도 같이 커져 증가폭이 둔해진다. 그래서 증자비율이 작은 딜은 할인율을 크게 잡아도 권리락 충격이 작고, 1주당 1주를 새로 찍는 딜은 할인율을 20%로 낮춰도 10%가 날아간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조건을 넣으면 0.57%
공시된 예정 발행가액에서 회사가 잡은 기준주가를 역산할 수 있다. 할인율 15%가 적용된 값이 132만 2000원이므로, 기준주가는 132만 2000원 ÷ 0.85 = 155만 5294원이다.
이 값을 이론가 식에 넣으면 권리락 기준가는 (1,555,294 + 1,322,000 × 0.0392737657) ÷ 1.0392737657 = 154만 6479원이 된다. 조정폭은 8815원, 비율로 0.57%다. 앞의 공식에 배정비율 0.0393과 할인율 15%를 대입한 값과 같다.
3조원이라는 금액에 비해 조정폭이 작은 것은 증자비율이 4.9%에 그치기 때문이다. 지분 희석도 같은 이유로 제한된다. 제3자배정 증자에서 기존 주주가 청약 기회 없이 지분율이 깎이는 구조와 달리, 주주배정은 배정분을 전액 청약하면 지분율이 그대로 유지된다.
문제는 청약에 실제로 얼마가 필요한가다. 배정 주수는 보유 주식수에 배정비율을 곱해 나오고, 1주 미만 단수는 통상 절사된다. 여기에 실권주를 노린 초과청약이 배정 주수의 20%까지 허용된다.
| 보유 주식수 (주) | 배정 주수 (주) | 초과청약 한도 (주) | 배정분 청약대금 (원) | 초과청약 포함 최대 (원) |
|---|---|---|---|---|
| 100 | 3 | 0 | 3,966,000 | 3,966,000 |
| 500 | 19 | 3 | 25,118,000 | 29,084,000 |
| 1,000 | 39 | 7 | 51,558,000 | 60,812,000 |
| 5,000 | 196 | 39 | 259,112,000 | 310,670,000 |
예정 발행가액 132만 2000원을 곱해 만든 값이다. 100주 주주는 배정 3주에 초과청약 한도가 0.6주라 절사되면 0주가 된다. 초과청약 제도가 소액주주에게는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구간이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1000주 주주는 배정 39주에 초과 7주까지 붙어 6081만원이 필요하다. 확정 발행가액은 구주주 청약 직전에 다시 정해지므로 이 금액은 상한이 아니라 기준선이다.

청약하지 않으면 무엇을 잃나
권리락으로 주가가 내려간 상태에서 청약을 포기하면, 조정된 만큼이 회수되지 않는 손실로 남는다. 배정비율 0.039·할인율 15%짜리 딜에서는 0.57%라 무시할 만하지만, 배정비율 1주·할인율 30%짜리 딜에서는 15%다.
그래서 자본시장법은 주주배정 증자 때 회사가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증서를 발행하도록 정해 두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가 정리한 대로 근거는 같은 법 제165조의6 제3항이다. 청약할 돈이 없거나 뜻이 없으면 증서를 시장에서 팔아 권리의 값을 현금으로 바꾸라는 장치다. 증서는 보통 구주주 청약 2주쯤 전에 5거래일 남짓 상장돼 거래된다. 2023년 메디포스트 증자에서는 상장 거래가 10월 16일부터 23일까지였다.
구주주가 청약하지 않아 남은 실권주는 어떻게 되나. 일간NTN은 주주가 당초 배정받은 주식의 20%까지 초과청약할 수 있고, 실권주는 초과청약 주식수에 비례해 배정된다고 전했다. 그러고도 남으면 일반공모로 넘어가는데, 이때 발행가액은 청약일 전 3~5거래일 가중산술평균주가에 30% 이내 할인율을 적용해 산정한다. 구주주에게 15% 할인이던 물량이 일반공모에서는 더 싸게 풀릴 수 있다는 뜻이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것이 우리사주조합 몫이다. 뉴스웨이가 정리한 일정에 따르면 이번 증자에서 신주의 20%는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되고 나머지 80%가 구주주에게 간다. 증자비율 4.904%에 0.8을 곱해야 1주당 배정비율 0.0393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다. 증자비율만 보고 배정 주수를 계산하면 20%를 과대평가하게 된다.
권리락은 회사의 사정이 아니라 배정비율과 할인율이라는 두 계약 조건이 만든 산수다.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이론가는 어디까지나 계산상의 출발선이다. 권리락 당일 시초가는 수급으로 움직이고, 자금 사용처를 시장이 어떻게 읽는지에 따라 이론가 위에서 시작할 수도 아래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 이 계산이 틀리는 경우는 명확하다. 배정비율이나 발행가액이 정정 공시로 바뀌면 하락률도 같이 바뀐다.
- 확정 발행가액 — 예정가는 기준선일 뿐이다. 구주주 청약 직전 확정되는 값과 예정가의 차이를 확인한다
- 1주당 배정비율 — 증자비율이 아니라 우리사주 배정을 뺀 뒤의 비율이 실제 청약 대금을 정한다
- 신주인수권증서 거래 기간 — 청약하지 않을 계획이면 이 기간을 놓치는 순간 권리 가치가 사라진다
- 초과청약 한도의 절사 — 배정 주수가 적으면 20% 한도가 0주로 떨어진다
- 실권주 일반공모 할인율 — 30% 한도까지 열려 있어 구주주 청약가보다 낮게 결정될 수 있다
- 자금 사용처의 집행 일정 — 인수 대금인지 설비 투자인지에 따라 조달 자금이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이 다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