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급여 1억원에 붙는 퇴직소득세는 근속 30년이면 24만원, 근속 3년이면 1,453만원이다. 받는 돈은 똑같은데 세금이 60배 벌어진다.
퇴직소득세를 정하는 변수가 금액 하나라고 생각하면 이 숫자가 설명되지 않는다. 국세청이 고시한 계산 순서는 근속연수를 두 번 쓴다. 한 번은 공제로 빼주고, 한 번은 나눗셈으로 세율 구간을 끌어내린다. 그래서 같은 1억원이라도 짧게 일하고 받은 돈에는 두 자릿수 실효세율이 붙고, 오래 일하고 받은 돈은 사실상 비과세에 가까워진다.

국세청 계산 순서 — 근속연수가 두 번 들어간다
퇴직소득세는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는 분류과세다. 계산은 여섯 단계로 고정돼 있다.
- 퇴직소득금액 = 퇴직급여액 − 비과세소득
- 근속연수공제를 뺀다
- 환산급여 = (퇴직소득금액 − 근속연수공제) ÷ 근속연수 × 12
- 환산급여공제를 뺀다 → 과세표준
- 산출세액 = 과세표준 × 기본세율 − 누진공제액
- 퇴직소득세 = 산출세액 ÷ 12 × 근속연수
3단계에서 근속연수로 나누고 12를 곱하는 것을 연분연승법이라 부른다. 여러 해에 걸쳐 쌓인 돈을 한 해 소득처럼 보고 높은 누진세율을 물리지 않으려는 장치다. 근속연수가 길수록 나눗셈의 분모가 커져 환산급여가 작아지고, 작아진 환산급여는 낮은 세율 구간에 떨어진다. 6단계에서 다시 근속연수를 곱해 되돌리지만, 이미 낮아진 세율은 그대로 유지된다.
두 개의 공제표 — 근속연수공제와 환산급여공제
계산에 쓰이는 공제표는 두 개다. 근속연수공제는 2023년 1월 1일부터 상향된 금액이 적용된다. 근속연수는 1년 미만을 1년으로 올려 계산한다.
| 근속연수 | 근속연수공제액 | 20년 근속 시 누적(만원) |
|---|---|---|
| 5년 이하 | 근속연수 × 100만원 | 500 |
| 5년 초과 ~ 10년 이하 | 500만원 + (근속연수−5) × 200만원 | 1,500 |
| 10년 초과 ~ 20년 이하 | 1,500만원 + (근속연수−10) × 250만원 | 4,000 |
| 20년 초과 | 4,000만원 + (근속연수−20) × 300만원 | — |
환산급여공제는 환산급여 구간별로 공제율이 달라진다. 800만원까지는 전액, 그 위로는 60%·55%·45%·35%로 체감한다.
| 환산급여 | 환산급여공제액 |
|---|---|
| 800만원 이하 | 전액 공제 |
| 800만원 초과 ~ 7,000만원 이하 | 800만원 + (환산급여−800만원) × 60% |
| 7,000만원 초과 ~ 1억원 이하 | 4,520만원 + (환산급여−7,000만원) × 55% |
| 1억원 초과 ~ 3억원 이하 | 6,170만원 + (환산급여−1억원) × 45% |
| 3억원 초과 | 1억5,170만원 + (환산급여−3억원) × 35% |

퇴직급여 1억원, 근속연수만 바꾸면 세금이 얼마가 되나
두 공제표와 기본세율(1,400만원 이하 6%, 5,000만원 이하 15%·누진공제 126만원, 8,800만원 이하 24%·576만원, 1억5,000만원 이하 35%·1,544만원, 3억원 이하 38%·1,994만원)을 그대로 대입해 근속연수만 바꿔 계산했다. 비과세소득은 없다고 본다.
| 근속연수 | 근속연수공제(만원) | 환산급여(만원) | 과세표준(만원) | 퇴직소득세(만원) | 실효세율(%) |
|---|---|---|---|---|---|
| 3년 | 300 | 38,800 | 20,550 | 1,453.8 | 14.54 |
| 5년 | 500 | 22,800 | 10,870 | 941.9 | 9.42 |
| 10년 | 1,500 | 10,200 | 3,940 | 387.5 | 3.88 |
| 20년 | 4,000 | 3,600 | 1,120 | 112.0 | 1.12 |
| 30년 | 7,000 | 1,200 | 160 | 24.0 | 0.24 |
근속 3년 사례를 따라가 보면 구조가 드러난다. 공제는 300만원뿐이고, 남은 9,700만원을 3으로 나눠 12를 곱하니 환산급여가 3억8,800만원까지 부풀어 오른다. 3억원 초과 구간의 환산급여공제 1억8,250만원을 빼도 과세표준이 2억550만원이라 38% 세율을 맞는다. 근속 30년이면 같은 1억원에서 공제 7,000만원을 뺀 3,000만원을 30으로 나눠 12를 곱하므로 환산급여가 1,200만원이다. 환산급여공제 1,040만원을 빼면 과세표준은 160만원, 최저 6% 구간이다.
퇴직소득세를 정하는 것은 받은 금액이 아니라, 그 금액을 몇 해에 걸쳐 벌었느냐다.
같은 근속 20년, 금액을 바꾸면 누진은 어떻게 작동하나
반대로 근속연수를 20년에 고정하고 퇴직급여만 바꿔 계산하면 실효세율은 다시 뚜렷하게 올라간다. 근속연수공제 4,000만원은 고정이다.
| 퇴직급여 | 환산급여(만원) | 과세표준(만원) | 퇴직소득세(만원) | 실효세율(%) |
|---|---|---|---|---|
| 5,000만원 | 600 | 0 | 0 | 0.00 |
| 1억원 | 3,600 | 1,120 | 112.0 | 1.12 |
| 2억원 | 9,600 | 3,650 | 702.5 | 3.51 |
| 3억원 | 15,600 | 6,910 | 1,804.0 | 6.01 |
| 5억원 | 27,600 | 13,510 | 5,307.5 | 10.62 |
20년 근속에 퇴직급여 5,000만원이면 환산급여가 600만원이라 환산급여공제 전액 구간에 들어가 과세표준이 0이 된다. 세금이 붙지 않는 경계가 여기다. 표에 적은 세액은 국세로, 실제 원천징수 때는 이 금액의 10%가 지방소득세로 더 붙는다. 근속 20년·1억원이면 112만원에 11만2,000원이 추가된다.

IRP로 옮겨 연금으로 받으면 세금이 30~40% 줄어든다
퇴직급여를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로 이체하면 그 시점에는 퇴직소득세를 떼지 않고 과세가 이연된다. 나중에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원래 계산된 퇴직소득세보다 적게 낸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에 정리된 소득세법 제129조 기준으로 연금수령 1~10년 차에는 퇴직소득세율의 70%, 11년 차 이후에는 60%가 적용된다. 30%와 40% 감면이다.
앞의 근속 20년·퇴직급여 1억원 사례에 그대로 대입하면 이렇게 갈린다.
| 수령 방식 | 적용 세율 | 부담 세액(만원) | 일시금 대비 절감 |
|---|---|---|---|
| 일시금 수령 | 퇴직소득세율 100% | 112.0 | — |
| 연금 1~10년 차 | 70% | 78.4 | 33.6만원 |
| 연금 11년 차 이후 | 60% | 67.2 | 44.8만원 |
다만 이 감면은 연금수령한도 안에서 받을 때만 적용된다. 한도를 넘겨 빼면 연금외수령으로 분류돼 감면이 사라진다. 또 IRP에 함께 쌓인 세액공제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은 퇴직소득세가 아니라 연금소득세로 따로 과세되는데,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 따르면 수령 당시 나이가 55~69세면 5.5%, 70~79세 4.4%, 80세 이상 3.3%다. 같은 계좌 안에서도 돈의 출처에 따라 세율이 다르다는 뜻이다. 연금 계좌의 납입 한도와 인출 조건은 연금저축과 IRP의 세액공제 900만원 구조에서 별도로 다뤘고, 퇴직 직전 받는 성과급의 과세는 현금과 자사주 성과급의 과세 차이와 갈래가 다르다.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 근속연수 산정 기준일 — 입사일과 퇴사일이 아니라 회사가 신고한 근속기간이 기준이다. 1년 미만은 1년으로 올림되므로 며칠 차이로 공제 구간이 바뀔 수 있다.
- 중간정산·전직 이력 — 과거 중간정산을 받았다면 그 이후 기간만 근속연수로 잡힐 수 있다. 정산 시점의 원천징수영수증을 확보해 두면 합산 특례 적용 여부를 따질 수 있다.
- 환산급여 800만원 경계 — (퇴직소득금액 − 근속연수공제) ÷ 근속연수 × 12가 800만원 이하면 과세표준이 0이다. 본인 숫자가 이 경계 근처인지 먼저 확인할 것.
- IRP 이체 기한 — 일시금으로 받은 뒤라도 정해진 기간 안에 IRP로 넣으면 이미 낸 퇴직소득세를 환급받는 경로가 있다. 지급명세서를 받은 즉시 금융기관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 연금수령한도 — 감면 폭보다 중요한 것이 한도 안에서 받는지 여부다. 인출 계획을 세울 때 연차별 한도를 먼저 계산한다.
- 지방소득세 10% — 계산기로 뽑은 세액이 국세만인지 확인한다. 실수령액은 여기서 10%가 더 빠진다.
이 계산이 틀리는 조건도 분명하다. 비과세 퇴직소득이 섞여 있거나, 임원 퇴직금 한도 초과분이 근로소득으로 재분류되거나, 근속연수 산정에 합산 특례가 적용되면 위 표의 숫자는 그대로 쓸 수 없다. 회사가 발급한 퇴직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의 근속연수와 퇴직소득금액 두 칸을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