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납 단기납 종신보험의 ‘10년 시점 환급률 120%’는 연 복리 2.84% 수준이다. 월 30만원씩 84개월을 넣어 2,520만원을 납입하고 10년째에 3,024만원을 돌려받는 구조인데, 납입이 7년에 걸쳐 나뉘므로 돈이 실제로 묶여 있던 기간은 10년이 아니라 평균 6.5년이다. 이 기간으로 환산한 실효 연복리가 2.84%다. 환급률이라는 표기와 체감 이자율이 갈리는 지점이 여기에 있다.
환급률 경쟁은 이미 한 차례 규제를 받았다. 2024년 금융감독원이 130%대 환급률에 제동을 걸었고, 머니투데이는 당국 가이드라인이 환급률을 110~120%대로 낮추고 대량해지율 같은 위험률도 종전보다 보수적으로 반영하도록 하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한국보험신문이 2026년 2월 정리한 시장 상황에서는 환급률이 120% 내외로 조정됐고, 동양생명 7년납 상품의 10년 환급률이 119%대로 비교적 높은 축이었다.

환급률 120%는 연 이자율 몇 %인가
환급률은 총 납입액 대비 수령액의 비율일 뿐, 그 안에 기간이 들어 있지 않다. 기간을 넣으려면 돈이 묶여 있던 실제 기간을 먼저 정해야 한다. 월납 84회를 균등 납입으로 보면 납입금의 평균 투입 시점은 42개월, 즉 3.5년이다. 10년 시점에 받으므로 평균 거치 기간은 6.5년이 된다. 실효 연복리는 환급률의 6.5제곱근에서 1을 뺀 값이다.
월 30만원, 7년납, 총 납입액 2,520만원을 기준으로 환급률 구간별 결과를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 10년 시점 환급률 | 총 납입액(만원) | 수령액(만원) | 차익(만원) | 실효 연복리(%) |
|---|---|---|---|---|
| 110% | 2,520 | 2,772 | +252 | 1.48 |
| 119% | 2,520 | 2,999 | +479 | 2.71 |
| 120% | 2,520 | 3,024 | +504 | 2.84 |
| 130% | 2,520 | 3,276 | +756 | 4.12 |
비교 기준을 하나 놓으면 감이 잡힌다. 같은 6.5년을 연 3.0% 복리로 굴리면 원금은 121.2%가 된다. 환급률 120%짜리 상품은 연 3% 예금과 대등한 수준이 아니라 그보다 조금 아래다. 규제 이전 130%가 연 4.12%였던 것과 비교하면, 환급률 표기로는 10%p 차이지만 실효 이자율로는 1.28%p 차이다. 환급률 숫자의 변동폭이 이자율 변동폭보다 크게 보인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7년만 내면 끝인데 왜 10년 시점 숫자를 쓰나
단기납의 판매 문구는 납입 기간을 강조하지만, 환급률 숫자의 기준 시점은 가입 후 10년이다. 두 시점 사이에는 납입이 끝난 뒤 3년의 거치 구간이 있고, 100%를 넘기는 초과분은 대체로 이 구간에서 붙는다. 뉴스토마토가 2023년 집계한 상품별 수치를 보면 푸본현대생명의 10년 시점 환급률은 5년납 130.3%·7년납 130.2%였지만, 같은 상품의 납입완료 시점 환급률은 각각 79.3%와 78.6%였다.
이 두 숫자의 간격이 상품의 실질이다. 7년납 78.6%를 위 기준에 대입하면 2,520만원을 넣고 1,981만원을 받는다. 539만원 손실이고, 평균 거치 기간 3.5년으로 환산하면 연 -6.65%다. 같은 상품이 유지 기간 3년 차이로 연 +4.12%와 연 -6.65% 사이를 오간다.
환급률은 정해진 시점까지 버틴 사람의 숫자다. 납입만 끝내고 해지하면 원금의 78%가 남는다.
금융감독원이 납입완료 시점 환급률을 100% 이하로 묶은 것도 이 구조를 겨냥한 것이다. 완납 직후 원금을 넘겨주면 저축성 상품처럼 팔리고, 보험사는 대량 해지 시점에 지급 부담을 한꺼번에 떠안는다. 납입과 인출 시점의 조건이 수익률을 좌우한다는 점에서는 연금저축과 IRP의 인출 조건을 정리한 기준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는 편이 낫다.

해지율 82%가 드러낸 것
한국경제는 2026년 9월 KB라이프 ‘7년의약속KB평생보험’의 7년 경과 시점 해지율이 82%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유지된 계약은 18%뿐이다. 이 상품은 2019년 3월 출시된 20년 납입 종신보험으로, 7년 시점에 해지하면 그때까지 낸 주계약 보험료를 약 100% 수준으로 돌려주도록 설계됐다. 완납형 단기납과 구조는 다르지만, 특정 시점의 환급률을 앞세운 설계라는 점은 같다.
문제는 가정과 실제의 격차다. 보험사가 잡았던 유지율은 30~40%였는데 실제로는 18%가 남았다. 금융감독원은 생명보험사들에 유사 상품 현황 자료를 요청해, 실제 해지율과 가정의 차이가 보험계약마진(CSM)과 보험손익 등에 적절히 반영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가입자 입장에서 이 숫자가 뜻하는 바는 단순하다. 82%가 예정된 시점에 나갔다는 것은, 이 상품이 종신 보장을 위해 유지되기보다 환급 시점에 맞춰 소비됐다는 뜻이다. 사망보장이 목적이라면 해지 시점 환급률은 애초에 의사결정 변수가 아니어야 하고, 자금 운용이 목적이라면 환급률이 아니라 실효 연복리로 비교 대상을 정해야 한다. 두 목적을 한 상품에 겹쳐 놓으면 어느 쪽 기준으로도 평가가 어려워진다.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 환급률 옆에 붙은 기준 시점 — ‘10년 시점’인지 ‘납입완료 시점’인지에 따라 같은 상품이 130%와 79%로 갈린다
- 상품설명서 해약환급금 예시표에서 납입완료 연차부터 기준 시점까지의 연차별 환급률 곡선
- 100%를 넘기는 초과분이 기본 적립인지 특정 시점 보너스인지, 보너스라면 지급 조건과 지급 시점
- 실효 연복리 환산값 — 환급률에 (기준 시점 연수 − 납입 기간 ÷ 2) 제곱근을 적용해 예금·채권 수익률과 같은 축에 올려놓는다
- 비교 대상 예금 금리는 세후로 환산해 맞출 것 — 환급률은 세전·세후 구분 없이 표기된다
- 금융감독원의 유사 상품 자료 요청 결과와 그에 따른 해지율 가정 조정 — 신규 상품의 환급률 수준을 좌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