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유지비율 140%가 깨진 계좌는 그날 팔리지 않는다. 증권사가 다음 거래일에 추가 담보를 요구하고, 그 다음 거래일 개장과 함께 전산이 자동으로 매도한다. 폭락과 강제청산 사이에 이틀이 있다는 뜻이다. 7월 28일 코스피가 732.12포인트(10.84%) 내린 6023.63으로 마감하고 양 시장에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달아 발동된 뒤, 29일 반대매매는 611억3000만원으로 직전 거래일 138억9000만원의 4.4배가 됐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1.3%에서 5.0%로 뛰었다(한국일보). 지수가 하루 만에 얼마 빠졌는지보다, 내 계좌의 융자 비중이 얼마인지가 청산 여부를 정한다.

반대매매는 정확히 며칠에 실행되나
같은 반대매매라도 미수거래와 신용거래는 시계가 다르다. 미수거래는 매수 체결일(T)에 증거금만 내고 나머지를 T+2 결제일까지 채우는 구조여서, 결제일에 돈이 없으면 T+3에 처분된다. 신용융자는 잔고를 굴리는 동안 담보 가치가 담보유지비율 아래로 내려간 날(D)이 기준점이 되고, D+1에 추가 담보 납부를 통보하고 미납이면 D+2에 자동 반대매매가 나간다(KB국민은행 KB Think).
그래서 급락일과 청산일이 어긋난다. 28일에 담보비율이 무너진 계좌는 29일 통보를 받고 30일 아침에 팔린다. 29일에 무너진 계좌는 31일이다. 지수가 반등한 날에도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반대로 D+1 안에 지수가 회복돼 담보평가금액이 기준선을 넘으면 청산은 집행되지 않는다. 이틀치 시차는 위험이기도 하고 유예이기도 하다.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조건은 그날의 거래를 멈추지만, 담보비율 계산은 종가 기준으로 그대로 돌아간다.
주가가 몇 % 빠지면 담보비율 140%가 깨지나
담보유지비율은 담보평가금액을 융자금액으로 나눈 값이다. 융자로 산 주식이 그대로 담보이므로, 총매수금액에서 융자금이 차지하는 비중 f만 알면 임계 하락률이 나온다. 평가금액이 융자금의 1.4배로 줄어드는 지점이 경계선이니 임계 하락률 = 1 - 1.4 × f다. 총매수 1억원을 기준으로 대입한 결과가 아래 표다.
| 융자금액(만원) | 자기자금(만원) | 융자 비중 f | 140% 선 평가금액(만원) | 임계 하락률(%) |
|---|---|---|---|---|
| 4,000 | 6,000 | 0.40 | 5,600 | 44.0 |
| 5,000 | 5,000 | 0.50 | 7,000 | 30.0 |
| 6,000 | 4,000 | 0.60 | 8,400 | 16.0 |
| 6,500 | 3,500 | 0.65 | 9,100 | 9.0 |
| 7,000 | 3,000 | 0.70 | 9,800 | 2.0 |
증거금률 40%짜리 종목을 한도까지 채워 담은 계좌는 주가가 2% 빠지면 그날로 담보부족이다. 반면 융자를 총액의 40%로 묶은 계좌는 44%가 빠질 때까지 버틴다. 7월 28일 삼성전자가 13.39%, SK하이닉스가 14.65% 내렸다는 사실만으로 어떤 계좌는 무사하고 어떤 계좌는 청산되는 이유가 이 한 줄 계산에 들어 있다. 실적과 주가가 반대로 움직인 구간에서도 계좌를 정하는 건 실적이 아니라 비중이었다.

폭락이 계좌를 죽이는 게 아니라, 폭락 이틀 뒤 자동으로 눌리는 매도 버튼이 계좌를 죽인다.
부족액 400만원인데 571만원어치가 팔리는 이유
반대매매는 부족액만큼만 팔지 않는다. 처분 가격을 전일 종가에서 최대 30% 할인한 값으로 잡아 주문을 내기 때문에, 실제 매도 금액은 부족액을 0.7로 나눈 값이 된다. 융자 6000만원(총매수 1억원) 계좌를 대입하면 이렇다.
| 주가 하락률(%) | 담보평가금액(만원) | 필요 담보 140%(만원) | 담보부족액(만원) | 30% 할인가 기준 처분금액(만원) |
|---|---|---|---|---|
| 16 | 8,400 | 8,400 | 0 | 0 |
| 20 | 8,000 | 8,400 | 400 | 571 |
| 25 | 7,500 | 8,400 | 900 | 1,286 |
| 30 | 7,000 | 8,400 | 1,400 | 2,000 |
부족액이 3.5배 늘 때 처분금액도 3.5배로 늘고, 하락률 30% 구간에서는 남은 평가금액의 29%가 한 번에 시장에 나간다. 할인 폭이 곧 매도 수량이라는 점이 반대매매의 실제 파괴력이다. 여기에 지수 하락률의 2배로 움직이는 상품이 얹히면 속도가 다시 빨라진다. EBN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상품 잔액이 6조8110억원이었고, 28일 하루 ETF는 25.91~29.10%, ETN은 26.90~29.27% 내렸다. 레버리지 상품의 음의 복리는 이런 국면에서 담보 가치를 먼저 깎는다.

7월 말 시장에 쌓여 있는 숫자
2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2조9950억원이다. 미수금은 1조783억원 규모로 집계됐고, 유가증권시장 25조8355억원·코스닥 6조9056억원으로 나뉘어 있다. 잔고 자체는 6월 하순 고점에서 이미 줄어든 수치인데, 줄어드는 방식이 자발적 상환인지 강제청산인지가 다음 국면을 가른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5% 선에 머무르면 청산이 이어지는 국면이고, 1%대로 돌아오면 담보 보충이 먼저 일어난 국면이다.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 금융투자협회 신용거래융자 잔고의 일별 감소액 — 하루 1조원 이상 감소가 이어지면 강제청산 비중이 크다는 신호
-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비중 — 5.0%에서 내려오는지, 며칠 연속인지
- 투자자예탁금 추이 — 예탁금이 늘며 잔고가 줄면 상환, 둘이 같이 줄면 청산
- 증권사 공지의 증거금률·대용가격 조정 — 특정 종목 증거금률 100% 전환은 신규 융자 차단이자 기존 계좌 압박
- 장 시작 직후 30분의 시간대별 매도 물량 — 자동 반대매매는 개장 무렵에 집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