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전일보다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질 때 주식시장 전체의 거래를 멈추는 장치고, 사이드카는 선물 가격이 코스피 5%·코스닥 6% 이상 움직인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프로그램 매매 호가만 5분간 정지시키는 장치다. 멈추는 대상이 시장 전체냐 프로그램 매매냐 — 이 한 줄이 두 제도의 차이 대부분을 설명한다. 급락장 속보에 두 단어가 나란히 등장하지만, 발동 중에 투자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다르다.

사이드카 — 선물이 튀면 프로그램 매매만 5분 멈춘다
사이드카의 발동 조건은 현물 지수가 아니라 선물 가격이다. KB국민은행 kbthink의 정리에 따르면 코스피200 선물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오르거나 내린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된다. 코스닥은 조건이 이중이다 — 코스닥150 선물이 6% 이상 움직이는 동시에 코스닥150 지수도 3% 이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상태가 1분간 이어져야 한다.
발동되면 프로그램 매매 호가의 효력이 5분간 정지된다. 기관의 자동화된 대량 주문이 잠시 멈출 뿐, 개인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내는 직접 주문은 그대로 접수되고 체결된다. 상승과 하락 양방향 모두 발동하며, 하루 1회(매수·매도 각각 별개)로 제한되고, 장 시작 후 5분간과 오후 2시 50분 이후에는 발동하지 않는다. 장 막판의 급변동은 이 장치의 보호 범위 밖이라는 뜻이다.
기준이 현물이 아니라 선물인 이유는 급변동이 번지는 순서에 있다. 대형 자금의 방향 전환은 선물 시장에서 먼저 드러나고, 프로그램 매매가 그 가격 차이를 현물로 옮기면서 하락이 전염된다. 사이드카는 이 전염 경로의 중간을 5분간 끊어, 현물 시장이 선물을 그대로 따라 무너지는 속도를 늦추는 장치다.
서킷브레이커 — 시장 전체가 최소 20분 멈춘다
서킷브레이커는 하락에서만, 그리고 현물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발동한다. 토스뱅크가 정리한 단계별 조건은 다음과 같다.
| 단계 | 발동 조건 (전일 대비 하락률) | 조치 |
|---|---|---|
| 1단계 | 8% 이상 하락, 1분 지속 | 모든 거래 20분 중단 |
| 2단계 | 15% 이상 하락 + 1단계 발동 시점 대비 1% 추가 하락 | 모든 거래 20분 중단 |
| 3단계 | 20% 이상 하락 + 2단계 발동 시점 대비 1% 추가 하락 | 당일 장 종료 |
각 단계는 하루 1회만 발동할 수 있고, 개장 5분 후부터 장 마감 40분 전까지만 가능하다. 실제 발동은 드물어서 역사적 사건과 겹친다 — 2001년 9·11 테러,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급락기, 그리고 2026년 3월 4일 미국-이란 충돌 국면이 대표 사례다. 에너지발 충격이 포트폴리오 전반으로 번지는 경로는 호르무즈·홍해 에너지 리스크 분석에서 따로 다뤘다.

사이드카가 과속 구간의 방지턱이라면, 서킷브레이커는 도로 전체를 닫는 바리케이드다.
지수가 얼마까지 밀리면 발동되나 — 전일 종가로 계산해보기
발동선은 고정된 지수가 아니라 매일 전일 종가에 따라 새로 정해진다. 계산은 단순 곱셈이다. 전일 코스피가 3,000으로, 코스피200 선물이 400으로 마감했다고 가정하면 오늘의 발동선은 다음과 같이 나온다.
| 장치·단계 | 계산식 | 발동선 (포인트) |
|---|---|---|
| 사이드카 (하락) | 선물 400 × 0.95 | 380.00 |
| 사이드카 (상승) | 선물 400 × 1.05 | 420.00 |
| 서킷브레이커 1단계 | 3,000 × 0.92 | 2,760 |
| 서킷브레이커 2단계 | 3,000 × 0.85 | 2,550 |
| 서킷브레이커 3단계 | 3,000 × 0.80 | 2,400 |
변동성이 큰 날 아침에 이 다섯 개 숫자를 미리 적어두면, 장중 속보가 뜨기 전에 시장이 어느 방어선에 접근하고 있는지 스스로 가늠할 수 있다. 코스닥도 같은 방식이다 — 코스닥150 선물 ±6%와 지수 ±3%, 그리고 지수의 8%·15%·20% 라인을 전일 종가에 곱해 두면 된다.

발동 중에 투자자가 할 수 있는 일
사이드카 발동 중에는 매매가 계속된다. 멈추는 것은 프로그램 매매 호가뿐이므로 호가창이 평소보다 얇아지고 체결 변동성이 커질 수는 있어도, 주문 자체는 평소처럼 낼 수 있다. 반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 시장의 매매 자체가 중단된다. 20분은 주문을 낼 수 없는 시간이자, 뉴스를 확인하고 판단을 재점검하라고 제도가 강제로 벌어준 시간이다.
이 20분에 할 일은 매도 버튼을 찾는 게 아니라 급락의 원인을 분류하는 것이다. 파생 만기나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 같은 수급 이벤트인지, 전쟁·신용 위기 같은 펀더멘털 충격인지에 따라 거래 재개 후 시장의 궤적이 달라진다. 다만 어느 쪽으로 분류하든, 반대 증거가 나타나면 빠르게 판단을 접는다는 전제가 붙어야 한다 — 2020년 3월처럼 펀더멘털 충격으로 시작한 급락이 유동성 대응으로 짧게 끝난 사례도 있다.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 코스피200 선물 등락률 — 현물보다 먼저 움직인다. ±5%에 접근하면 사이드카 임박 신호다
- 전일 종가 기준 8%·15%·20% 라인 — 변동성 큰 날 아침에 미리 계산해둘 것
- 시계 — 오후 2시 50분 이후에는 사이드카가 발동하지 않는다. 장 막판 변동성은 제도 보호 밖이다
- 당일 발동 이력 — 각 단계는 하루 1회뿐. 이미 소진된 방어선은 같은 날 다시 작동하지 않는다
- 급락 원인의 성격 — 수급성인지 펀더멘털인지에 따라 재개 후 대응이 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