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가 20이면 S&P500이 앞으로 30일 동안 연 20% 속도로 흔들린다고 옵션시장이 값을 매겼다는 뜻이다. 하루 단위로 환산하면 ±1.25%, 30일 전체로는 ±5.7% 남짓이 된다. 지수가 40까지 뛰었다는 헤드라인이 실제로 담고 있는 정보도 공포의 크기가 아니라 "하루 2.5% 등락을 정상 범위로 계산하기 시작했다"는 가격 신호다. 숫자를 그대로 읽으면 아무 뜻도 없고, 나누는 순간 쓸모가 생긴다.

VIX는 무엇을 재는 숫자인가
VIX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산출하는 S&P500의 30일 기대변동성 지수다. S&P 다우존스 지수의 설명에 따르면 만기가 23일 이상 37일 미만인 S&P500 지수옵션을 대상으로 삼고, 근월물과 차월물 두 세트에서 각각 분산을 구한 뒤 정확히 30일 지점으로 보간한다. 그 분산의 제곱근을 연율 백분율로 바꾼 값이 화면에 찍히는 숫자다. 사용 옵션은 주 단위로 새 만기로 롤링된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대목은 계산에 들어가는 재료다. VIX는 개별 옵션의 내재변동성을 평균한 값이 아니라, 등가격과 외가격 콜·풋의 가격에서 분산을 직접 뽑아낸다. 특정 행사가 하나에 기대지 않는다는 뜻이고, 그래서 "어떤 옵션을 골랐느냐"는 반론이 성립하지 않는다. 동시에 이 값은 과거 주가가 실제로 얼마나 움직였는지(실현변동성)와는 무관하다. 앞으로 30일에 대해 옵션을 산 사람이 지불한 값, 즉 보험료의 크기다.
VIX는 시장이 얼마나 무서워하는지를 재는 온도계가 아니라, 그 두려움에 얼마의 값이 매겨졌는지를 보여주는 가격표다.
VIX 20이면 하루 몇 % 움직인다는 뜻인가
연율로 표시된 변동성을 짧은 기간으로 옮기려면 기간 수의 제곱근으로 나눈다. 1년을 252거래일로 보면 √252는 15.87이고, 실무에서는 이를 16으로 반올림해 쓴다. 찰스슈왑이 정리한 "16의 법칙"이 그것이다. VIX 16이면 하루 1%, VIX 32면 하루 2%로 암산이 끝난다.
다만 Cboe의 VIX 산식은 거래일이 아니라 달력일 기준으로 연율화한다. 엄밀하게 하루 기대 변동폭을 구하려면 √365, 즉 19.10으로 나눠야 한다는 뜻이다. 두 방식은 같은 VIX 20에 대해 1.25%와 1.05%라는 20% 가까이 벌어진 답을 내놓는다. 어느 쪽이 맞고 틀리기보다, 자기가 어느 자를 쓰고 있는지 알고 쓰는 편이 낫다. 30일 창 전체의 폭은 VIX에 √(30/365) = 0.287을 곱해서 얻는다.
| VIX 수준 | 연율 기대변동성(%) | 하루 ±%(÷16, 거래일) | 하루 ±%(÷19.10, 달력일) | 30일 ±%(×0.287) |
|---|---|---|---|---|
| 12 | 12.0 | 0.75 | 0.63 | 3.44 |
| 15 | 15.0 | 0.94 | 0.79 | 4.30 |
| 20 | 20.0 | 1.25 | 1.05 | 5.73 |
| 30 | 30.0 | 1.88 | 1.57 | 8.60 |
| 40 | 40.0 | 2.50 | 2.09 | 11.47 |
표의 값은 모두 1표준편차 구간이다. 정규분포를 가정하면 실제 등락이 이 범위 안에 들어올 확률이 약 68%라는 의미이고, 뒤집으면 열흘에 사흘 정도는 이 폭을 벗어나는 것이 정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Macroption이 지적하듯 이 환산의 전제는 오직 제곱근 법칙과 정규분포 두 가지뿐이다.

이 환산이 틀리는 세 가지 조건
첫째, 꼬리가 두껍다. 지수 수익률은 정규분포보다 극단값이 자주 나온다. 표에서 VIX 15일 때 하루 0.94%로 계산되지만, 실제 시장에서 -3% 하루는 이론이 허용하는 빈도보다 훨씬 자주 등장한다. 표를 신뢰구간이 아니라 평상시의 눈금으로 써야 하는 이유다.
둘째, VIX에는 변동성 위험프리미엄이 섞여 있다. 옵션을 파는 쪽은 손실이 무한히 열려 있는 위험을 떠안는 대가를 요구하고, 그 대가가 가격에 얹힌다. 그래서 VIX는 같은 기간에 나중에 실현된 변동성보다 대체로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표의 숫자는 중앙값이라기보다 상한에 가까운 값으로 보는 편이 안전하다.
셋째, 방향 정보가 없다. VIX는 ±로만 답하므로 20이라는 값에서 상승과 하락을 구분할 수 없다. 하락 쪽 풋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사실은 Cboe가 다루는 스큐가 따로 말해주는 정보이고, VIX 한 숫자에 압축되지 않는다. VIX가 제자리인데 스큐만 가팔라지는 국면이 실제로 존재한다.
이 틀이 가장 크게 어긋나는 순간은 기간구조가 뒤집힐 때다. 평시에는 근월물 VIX 선물이 차월물보다 싼 콘탱고 구조지만, 급락 국면에서는 근월물이 더 비싸지는 백워데이션으로 바뀐다. 이때는 30일이라는 창 자체가 시장의 관심사와 어긋나 있어서, 위 표의 30일 열이 사실상 정보를 잃는다.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 VIX 선물 기간구조 — 근월물이 차월물보다 비싼 백워데이션으로 뒤집혔는지. 콘탱고 구조에서 발생하는 롤 비용의 계산 원리는 원유 ETF의 롤오버 비용 계산과 동일하다.
- VIX와 실현변동성의 격차 — 최근 20거래일 종가 수익률의 표준편차에 √252를 곱해 연율로 바꾼 뒤 VIX와 비교한다. 프리미엄이 평소보다 두꺼운지 얇은지가 여기서 드러난다.
- 30일 창 안의 이벤트 수 — FOMC, 고용지표, 대형 실적 발표가 앞으로 30일 안에 몇 건 들어 있는지. 같은 VIX라도 이벤트가 몰린 창과 빈 창은 성격이 다르다.
- 지수가 아니라 상품으로 담을 때의 마찰 — 변동성 관련 상품은 대부분 일간 재조정 구조여서 음의 복리가 그대로 작동한다.
- 스큐 — VIX가 그대로인데 풋 쪽만 비싸지고 있다면, 시장은 변동성의 크기가 아니라 방향을 다시 가격에 넣고 있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