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회사 주식이 두 나라에서 다른 값에 거래될 때, 그 차이를 재는 계산은 세 단계뿐이다. ADR 가격에 전환비율을 되돌리고, 환율을 곱하고, 국내 본주 가격과 나눈다. SK하이닉스 ADR은 1주가 보통주 0.1주에 대응하므로 ADR 가격 × 10 × 원/달러 환율이 본주 환산가가 된다(이코노미스트).
7월 14일 종가를 대입하면 숫자가 바로 나온다. ADR 193.92달러는 원화로 288만7,000원, 같은 날 국내 보통주는 191만3,000원이었고 괴리율은 50.9%였다(비즈니스코리아). 여기서 거꾸로 환율을 풀면 288만7,000 ÷ (193.92 × 10) ≒ 달러당 1,489원이 나온다. 즉 괴리율이라는 숫자에는 주가뿐 아니라 그날의 환율이 통째로 섞여 들어가 있다.

괴리율 계산에서 실수가 나오는 두 지점
첫 번째는 전환비율이다. 예탁증서는 종목마다 원주 대비 비율이 다르게 설계된다. SK하이닉스는 ADR 1주가 원주 0.1주여서 10을 곱해야 하지만, 비율이 1:1인 종목에 같은 계산을 하면 열 배가 어긋난다. 나스닥 시세를 그대로 원화로 바꿔 국내 주가와 비교하는 습관이 가장 흔한 오독이다.
두 번째는 환율이다. 본주 가격과 ADR 가격을 그대로 둔 채 환율만 움직여도 괴리율은 다음처럼 달라진다. 아래는 7월 14일 ADR 193.92달러·본주 191만3,000원을 고정하고 적용 환율만 바꿔 직접 계산한 표다.
| 적용 환율(원/달러) | 본주 환산가(원) | 괴리율(%) |
|---|---|---|
| 1,400 | 2,714,880 | +41.9 |
| 1,450 | 2,811,840 | +47.0 |
| 1,489(역산치) | 2,887,469 | +50.9 |
| 1,550 | 3,005,760 | +57.1 |
환율 50원이면 괴리율 약 5%포인트다. 뉴스에 실린 괴리율 수치를 다른 날짜의 환율로 다시 계산하면 값이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두 시장의 가격을 비교하는 지표는 언제나 같은 회사의 두 종목 가격을 나란히 놓고 보는 문제와 같은 구조를 갖는다.

왜 51%까지 벌어졌나 — 전환이 한쪽으로만 열렸다
공모 시점의 프리미엄은 약 3%였다. 그것이 나흘 만에 51%까지 벌어졌다. 조세일보는 삼성전자·카카오·KT 등 다른 국내 기업의 DR 프리미엄이 통상 2% 이하이고, 대만 TSMC의 ADR 괴리도 2019~2021년 0~20%, 2022년 10~30% 범위였다고 정리했다(조세일보). 51%는 예탁증서 시장에서 흔한 숫자가 아니다.
가격 차이를 좁히는 힘은 전망이 아니라 전환이다. 비싼 쪽을 팔고 싼 쪽을 사서 실물로 바꿔치우는 거래가 가능해야 두 가격이 붙는다. 그런데 상장 직후에는 그 통로가 닫혀 있었다. 한국예탁결제원 기준 상호 전환 청구는 7월 29일부터 가능해졌고, 회사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30일부터 ADR을 원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전환 한도는 원주 기준 1,779만주라고 밝혔다(머니투데이). 절차와 한도 제약 때문에 실제 반영에는 통상 수 주 이상이 걸린다는 설명도 함께 나왔다.
방향도 대칭이 아니다. ADR을 국내 주식으로 바꾸는 길은 열렸지만 반대로 국내 주식을 ADR로 바꾸는 것은 규제상 쉽지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서울경제). 프리미엄을 노린 매도 물량이 미국 쪽에 곧바로 공급될 수 없으니, 매수세는 ADR 가격에만 쌓였다. 여기에 옵션 상장 첫날 약 15만 계약이 체결되며 파생 수요까지 얹혔다.
두 시장의 가격을 다시 붙이는 것은 전망이 아니라 전환 배관이다.

괴리율이 0이 되려면 ADR은 얼마여야 하나
같은 식을 반대로 풀면 기준선이 보인다. 본주 191만3,000원, 환율 1,489원을 고정하면 괴리율 0에 해당하는 ADR 가격은 191만3,000 ÷ (10 × 1,489) ≒ 128.48달러다. 목표 괴리율별로 환산하면 다음과 같다.
| 목표 괴리율(%) | 대응 ADR 가격(달러) | 본주 환산가(원) |
|---|---|---|
| 0 | 128.48 | 1,913,000 |
| +10 | 141.33 | 2,104,300 |
| +15 | 147.75 | 2,199,950 |
| +30 | 167.03 | 2,486,900 |
| +50.9(7월 14일 실측) | 193.92 | 2,887,469 |
전문가들이 전환 제약이 풀린 뒤 장기적으로 10~15% 수준까지 좁혀질 것으로 본다는 관측을 이 표에 대입하면, 본주와 환율이 그대로일 때 ADR 141~148달러 구간이 그 지점이다(비즈니스코리아). 다만 이 계산은 본주 가격과 환율을 고정했을 때만 성립한다. 본주가 오르면 기준선 자체가 위로 움직이므로, 괴리율 축소가 곧 ADR 하락을 뜻하지는 않는다. 국내 주식과 해외 상장 상품을 함께 담을 때 과세 방식이 갈리는 구조도 별개 변수로 남는다.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이 괴리율이 언제, 어느 방향으로 좁혀지는지는 다음 지표에서 먼저 드러난다.
- 전환 청구 물량이 실제 결제까지 이어지는 속도 — 회사가 언급한 "수 주 이상"이 지켜지는지
- 원주 기준 1,779만주 전환 한도의 소진 정도 — 한도가 차면 좁히는 힘이 멈춘다
- 국내 주식을 ADR로 되돌리는 역전환 규제의 변화 여부
- 원/달러 환율 — 같은 주가에서도 괴리율을 5%포인트 단위로 흔든다
- ADR 옵션 미결제약정과 거래량 — 파생 수요가 프리미엄을 떠받치는 부분
이 틀이 틀리는 조건도 분명하다. 전환 한도가 조기에 확대되거나 역전환이 허용되면 수렴은 예상보다 빨라지고, 반대로 미국 쪽 수요가 한도를 계속 초과하면 괴리는 전환 개시 이후에도 두 자릿수로 남는다. 괴리율은 어느 쪽 시장이 옳은지를 알려주는 지표가 아니라, 두 시장 사이의 배관이 얼마나 열려 있는지를 재는 눈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