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와 배당을 합친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은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돼 6~45% 누진세율로 과세된다. 그런데 세액을 두 가지 방식으로 계산해 큰 쪽을 택하는 비교과세 구조 때문에, 다른 소득이 전혀 없는 사람은 금융소득 8,100만원 부근까지 실제 부담이 14% 원천징수분과 같다.

먼저 움직이는 쪽은 세금이 아니라 건강보험이다. 금융소득이 1,000만원을 넘는 순간 그 전액이 피부양자 판정 소득에 합산되고, 합산 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세금은 그대로인데 보험료만 새로 붙는 구간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밤에 식탁 위에 놓인 계산기와 통장, 볼펜

2,000만원을 넘으면 정확히 무엇이 달라지나

2,000만원까지는 지급 시점에 14%(지방소득세 포함 15.4%)를 떼는 것으로 납세가 끝난다. KB금융의 정리대로 2,000만원을 넘는 부분만 다른 종합소득과 합쳐 누진세율을 적용하며, 이때부터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이 된다. 다른 소득이 한 푼도 없어도 신고 의무 자체는 생긴다.

핵심은 초과분에 붙는 세율이 내 다른 소득의 한계세율이라는 점이다. 국세청이 공개한 종합소득세율은 과세표준 1,400만원 이하 6%에서 시작해 10억원 초과 45%까지 여덟 구간이며, 구간별 누진공제는 각각 0원·126만원·576만원·1,544만원·1,994만원·2,594만원·3,594만원·6,594만원이다.

따라서 금융소득 2,000만원 초과분 때문에 늘어나는 세금은 대략 초과분 × (한계세율 − 14%)다. 금융소득 3,000만원(초과분 1,000만원)을 가진 사람이 다른 소득 수준에 따라 얼마를 더 내게 되는지 계산하면 아래와 같다.

다른 소득 과세표준한계세율14%와의 차이초과분 1,000만원에 붙는 추가 세액(지방세 포함)
없음(금융소득만)6%0원
1,400만원 이하6%0원
1,400만~5,000만원15%1%p11만원
5,000만~8,800만원24%10%p110만원
8,800만~1억5,000만원35%21%p231만원
1억5,000만~3억원38%24%p264만원
3억~5억원40%26%p286만원
5억~10억원42%28%p308만원
10억원 초과45%31%p341만원

초과분 1,000만원이 같은 구간 안에 다 들어간다고 가정한 값이다. 구간 경계를 걸치면 두 세율로 쪼개 계산해야 한다. 근로소득 과세표준이 6,000만원인 직장인이 배당 3,000만원을 받았다면 추가 부담은 110만원 선이고, 같은 배당을 소득 없는 은퇴자가 받으면 0원이다.

계산기 자판을 누르는 손 클로즈업

금융소득만 있으면 왜 14%에서 멈추나

비교과세는 두 가지 산식을 모두 돌려 큰 쪽을 세액으로 확정하는 장치다. 방식 ①은 2,000만원까지 14%를 매기고 초과분만 다른 소득과 합산해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방식 ②는 금융소득 전액에 14%를 매기고 다른 소득에만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삼일PwC가 설명하듯 종합과세로 넘어가도 세부담이 분리과세보다 작아지는 일은 이 장치 때문에 생기지 않는다.

다른 소득이 없으면 방식 ①의 누진세율이 낮은 구간부터 채워지므로 한동안 방식 ②가 이긴다. 금융소득 외 소득이 없고 종합소득공제는 본인 기본공제 150만원만 적용한다는 가정으로 직접 계산하면 이렇다.

금융소득(만원)방식 ① 산출세액(만원)방식 ② 산출세액(만원)확정 세액(만원)실효세율
3,00033142042014.0%
5,00058270070014.0%
7,00088298098014.0%
8,0001,1081,1201,12014.0%
9,0001,3481,2601,34815.0%
12,0002,1841,6802,18418.2%
20,0005,0692,8005,06925.3%

금융소득 5,000만원 줄을 검산해 보면 방식 ①은 2,000만원×14%=280만원에, 남은 3,000만원에서 기본공제 150만원을 뺀 2,850만원에 15% 세율과 누진공제 126만원을 적용한 301만5,000원을 더해 581만5,000원이다. 방식 ②는 5,000만원×14%=700만원이다. 큰 쪽인 700만원이 확정되는데, 이는 이미 원천징수된 금액과 같으므로 5월에 추가로 낼 돈이 없다.

역전이 일어나는 지점은 8,000만원과 8,200만원 사이다. 8,000만원일 때 방식 ①은 1,108만원, 방식 ②는 1,120만원으로 ②가 크지만, 8,200만원이면 ①이 1,156만원으로 ②의 1,148만원을 넘어선다. 지방소득세 10%는 이 확정 세액 위에 얹히므로 최고 구간 실효 부담은 49.5%까지 올라간다.

금융소득 2,000만원은 세금의 문턱이지만, 실제로 먼저 열리는 문턱은 건강보험의 1,000만원이다.

거실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60대 부부

건강보험료는 세금보다 먼저 움직인다

피부양자 자격은 연 소득 합계 2,000만원 이하를 요건으로 한다. 그런데 금융소득은 합산 방식이 다르다. 헤럴드경제가 짚은 대로 이자·배당이 연 1,000만원 이하면 소득 계산에서 아예 빠지지만, 1,000만원을 1원이라도 넘으면 전액이 다른 소득과 합산된다. 여기에 재산세 과세표준이 5억4,000만원을 넘으면 소득 요건이 1,000만원으로 내려가고, 9억원을 넘으면 소득과 무관하게 자격 유지가 어렵다.

숫자를 대입하면 차이가 선명하다. 공적연금 1,200만원을 받는 은퇴자가 이자 900만원을 더 받으면 금융소득이 합산 대상에서 빠져 소득은 1,200만원으로 잡히고 피부양자가 유지된다. 같은 사람이 이자를 1,100만원 받으면 1,100만원 전액이 더해져 2,300만원이 되고 요건을 넘긴다. 이자 200만원을 더 받은 대가로 건강보험료가 새로 부과되는 구조다.

전환 후 부담은 작지 않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건강보험료율을 2025년 7.09%에서 0.1%p 오른 7.19%로 확정했다. 지역가입자의 월평균 보험료는 8만8,962원에서 9만242원으로, 직장가입자 본인부담 월평균은 15만8,464원에서 16만699원으로 오른다. 평균치가 이렇고, 재산과 자동차가 얹히는 지역가입자는 개인별 편차가 훨씬 크다.

세금 쪽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구간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이자 1,100만원은 금융소득 2,000만원에 한참 못 미쳐 14% 원천징수로 종결되지만, 건강보험에서는 자격 자체가 바뀐다. 사적연금 1,500만원 기준을 다룬 계산과 함께 보면, 은퇴 후 현금흐름 설계에서 세율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선이 어디인지가 드러난다.

주방 벽에 걸린 달력과 메모 클로즈업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 연말 예상 금융소득 두 개의 선 — 1,000만원(건강보험 합산 개시)과 2,000만원(종합과세 개시). 12월 전에 한 번 집계한다
  • 이자 귀속 시점 — 정기예금은 만기일에 이자 전액이 그 해 소득으로 잡힌다. 만기를 해 넘겨 분산하면 한 해 집중을 피할 수 있다
  • 배당 지급일 — 결산배당은 이듬해 지급분이 그 해 소득이다. 기준일이 아니라 지급일로 따진다
  • 비과세·분리과세 계좌 한도ISA의 손익통산과 비과세 한도는 금융소득 합계 자체를 줄이는 몇 안 되는 수단이다
  • 5월 신고 대상 여부 — 금융소득 2,000만원 초과면 다른 소득이 없어도 신고 대상. 2026년 신고분은 6월 1일까지
  • 피부양자 자격 재산정 시기 — 전년도 소득자료가 반영되는 시점에 통보가 온다. 통보 전에 재산세 과세표준도 같이 확인한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