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펀드에 담을 수 있는 ETF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뿐이다. 해외 증시에 직접 상장된 ETF는 살 수 없고, 레버리지·인버스 ETF도 편입이 금지된다. 그래서 연금계좌의 ETF 선택은 '어느 지수가 오를까'가 아니라 '이 계좌에서 무엇이 되고, 확정된 비용이 얼마인가'에서 출발한다. 아래에서 직접 계산했듯, 총보수 0.5%포인트 차이는 연 600만원씩 20년 납입 기준 약 1,100만원을 가른다.

연금저축에서 살 수 있는 ETF, 어디까지인가
미래에셋증권 매거진의 정리에 따르면 연금저축과 IRP 모두 국내 상장 ETF만 매매할 수 있다. 국내에 상장된 S&P500·나스닥100 추종 ETF는 담을 수 있으므로 지수 선택의 폭 자체는 넓지만, 지수의 2~3배로 움직이는 레버리지 ETF와 지수와 반대로 가는 인버스 ETF는 두 계좌 모두 편입 금지다.
차이는 그다음이다. IRP는 파생상품 위험평가액이 40%를 넘는 ETF — 원유·금 선물형, 달러 선물형 등 — 를 담을 수 없고, 적립금의 70%까지만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반면 연금저축은 위험자산 비중 제한이 없어 주식형 ETF 100% 운용이 가능하고, 파생 위험평가액 규제도 없어 원자재 선물 ETF까지 담긴다. 한국경제는 IRP라도 채권형 ETF를 30% 이상 배분하면 적립금 전액을 ETF로 운용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 구분 | 연금저축펀드 | IRP |
|---|---|---|
| 위험자산(주식형 ETF) 한도 | 제한 없음(100%) | 적립금의 70% |
| 레버리지·인버스 ETF | 불가 | 불가 |
| 해외 증시 상장 ETF | 불가 | 불가 |
| 파생 위험평가액 40% 초과(선물형 원자재 등) | 가능 | 불가 |
| 세액공제 한도(연) | 600만원 | 900만원(연금저축 합산) |
세액공제 한도(연금저축 600만원, IRP 합산 900만원 — KB국민은행 정리 기준)와 환급액 구조는 연금계좌 세액공제 계산법에서 다뤘다. 이 글은 그다음 단계, 한도를 채운 돈으로 무엇을 담을지의 기준이다.

TR ETF는 국내주식형만 남았다 — 2025년 7월 분배 의무화
분배금을 펀드 안에서 자동 재투자해 복리를 키우던 TR(토털리턴) ETF는 연금계좌의 단골이었다. 그러나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2025년 7월 1일 이후 펀드 내에서 발생하는 이자·배당은 연 1회 이상 분배가 의무화됐다. 삼성자산운용 공지 기준으로 해외주식형·해외채권형·국내채권형·금리형 등이 모두 대상이고, 국내주식형 TR만 이자·배당 분배 유보를 선택할 수 있다.
연금계좌 투자자에게 실질 타격은 일반계좌보다 작다. 분배금이 나와도 계좌 안에서는 과세이연이 유지되고, 다시 매수하면 복리 구조가 이어진다. 문제는 '자동'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분배금은 현금으로 쌓이고 재매수는 투자자 몫이 됐다. 계좌를 몇 달씩 열어보지 않는 사람일수록 현금 비중이 소리 없이 늘어난다 — 해외지수형을 오래 눌러두는 연금계좌에서 가장 흔해질 누수다.
총보수 0.5%포인트 차이, 20년이면 얼마나 벌어지나
같은 지수를 추종한다면 남는 변별점은 비용이다. 세액공제 한도인 연 600만원을 연말에 납입하고 보수 차감 전 연 6% 수익률을 가정해, 총보수 연 0.05%와 연 0.55%(0.5%포인트 차이) 두 경우의 적립금을 연 복리로 직접 계산했다.
| 납입 기간(원금) | 총보수 연 0.05% | 총보수 연 0.55% | 차이(만원) |
|---|---|---|---|
| 10년(6,000만원) | 약 7,890만원 | 약 7,707만원 | 약 183 |
| 20년(1억 2,000만원) | 약 2억 1,955만원 | 약 2억 810만원 | 약 1,145 |
| 30년(1억 8,000만원) | 약 4억 7,021만원 | 약 4억 3,085만원 | 약 3,936 |
수익률 가정이 6%가 아니어도 구조는 같다. 보수 차이는 시장이 좋든 나쁘든 매년 확정적으로 빠져나가고, 납입 기간이 길수록 복리로 증폭된다. 연금계좌는 수십 년을 가는 계좌이므로, 어느 계좌보다 보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릇이다.
수익률은 시장이 정하지만 보수는 계약으로 확정된 비용이다 — 시간이 긴 계좌에서 비용 절감은 유일하게 보장된 초과수익이다.

같은 지수라면 무엇으로 가르나
첫째, 총보수가 아니라 실부담 비용을 본다. 공시된 총보수 외에 기타비용과 매매·중개 수수료가 별도로 붙으므로, 운용사와 금융투자협회 공시에서 합산 비용을 비교해야 같은 지수 ETF 간 실제 차이가 드러난다. 둘째, 분배 방식이다. 해외지수형은 이제 전부 분배형이 됐으니, 분배금 재투자를 스스로 챙길 수 있는지가 운용 습관과 맞물린다. 셋째, 환헤지 여부다. 같은 지수라도 이름 끝에 (H)가 붙는지에 따라 수익률 구조가 달라진다 — 이 구조는 환헤지 환노출 차이에서 계산했다. 넷째, 순자산 규모와 거래대금이다. 규모가 지나치게 작은 ETF는 호가 공백과 괴리율 부담이 있고, 상장폐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 내 계좌 유형별 제약 — IRP라면 위험자산 70% 한도 여유와 안전자산 30%를 무엇으로 채울지
- 보유 ETF의 총보수·기타비용 합산치 — 같은 지수 ETF 간 실부담 비용 차이(운용사·협회 공시 기준)
- 2025년 7월 이후 해외형 ETF의 분배금 입금 내역과 재투자 여부 — 계좌에 방치된 현금 비중
- 연 세액공제 한도(연금저축 600만원, IRP 합산 900만원) 소진 여부 — 연말 납입은 매수 체결일 기준
- 보유 TR ETF의 분배 전환 공지 — 운용사 공지사항의 상품별 변경 내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