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바꾸면 사채는 그 자리에서 사라진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주식을 받아도 사채가 그대로 남는다. 이 한 줄이 두 증권의 나머지 차이를 전부 만든다.
같은 100억원을 조달했다고 해보자. CB는 전환 시점에 부채 100억원이 자본으로 옮겨가고 끝난다. BW는 행사 시점에 투자자가 주식 대금을 새로 납입하므로 회사에 현금이 추가로 들어오고, 사채 100억원은 만기에 갚아야 할 빚으로 남는다. 공시에서 늘어날 주식 수만 세면 이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사채가 남느냐 사라지느냐
KDI 경제교육·정보센터는 전환사채를 두고 채권은 없어지고 주식이 생기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전환권은 사채와 한 몸이어서 따로 떼어낼 수 없고, 행사하면 사채는 소멸한다. 반면 BW의 신주인수권은 같은 자료의 표현대로 별책부록에 가깝다. 증권이 따로 발행되고, 조건이 맞으면 제3자에게 팔 수도 있다.
주주가 되는 시점도 다르다. CB는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는 즉시 주주가 된다. 새로 낼 돈이 없기 때문이다. BW는 원칙적으로 주금을 납입해야 주주가 된다. 다만 사채 원리금으로 주식 대금을 갈음하는 대용납입 조건이 붙어 있으면 사채가 소멸하면서 주식이 나오므로 결과가 CB와 같아진다. 공시에서 대용납입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 항목 | 전환사채(CB) | 신주인수권부사채(BW) |
|---|---|---|
| 권리의 성격 | 사채를 주식으로 전환 | 주식을 새로 인수할 권리 |
| 권리 행사 후 사채 | 소멸 | 존속 (대용납입이면 소멸) |
| 추가 주금 납입 | 없음 | 있음 (대용납입이면 없음) |
| 권리만 따로 양도 | 불가 | 분리형이면 가능 |
| 주주가 되는 시점 | 전환청구 시 | 주금 납입 시 |
| 근거 조문 | 상법 제513조 이하 | 상법 제516조의2 이하 |
같은 100억을 조달해도 희석과 현금이 다르다

발행 전 주식 1,000만 주, 사채 발행총액 100억원, 전환·행사가액 1주 1만원인 회사를 세워 계산해봤다. 리픽싱은 뒤에서 볼 하한선인 최초 가액의 70%(7,000원)까지 내려간 경우를 넣었다.
| 시나리오 | 신규 발행 주식 (주) | 발행 후 총주식 (주) | 기존 주주 희석률 (%) | 회사 추가 유입 현금 (억원) | 남는 사채 (억원) |
|---|---|---|---|---|---|
| CB 전환 (1만원) | 1,000,000 | 11,000,000 | 9.1 | 0 | 0 |
| BW 현금납입 행사 (1만원) | 1,000,000 | 11,000,000 | 9.1 | 100 | 100 |
| BW 대용납입 행사 (1만원) | 1,000,000 | 11,000,000 | 9.1 | 0 | 0 |
| 리픽싱 후 행사 (7,000원) | 1,428,571 | 11,428,571 | 12.5 | 100 | 100 |
희석률은 신규 발행 주식을 발행 후 총주식으로 나눈 값이다. 셋째 줄과 첫째 줄이 같다는 점이 핵심이다. 대용납입 조건이 붙은 BW는 이름만 BW이고 지분·현금 측면에서는 CB와 구분되지 않는다. 둘째 줄만이 회사에 새 돈이 들어오는 경우이고, 그 대가로 사채 100억원의 상환 부담이 그대로 남는다. 재무구조가 좋아지는지 나빠지는지는 여기서 갈린다.
넷째 줄은 행사가액이 30% 내려갔을 때 주식 수가 42.9% 늘어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희석률은 9.1%에서 12.5%로 3.4%p 벌어진다. 사채 금액은 100억원 그대로인데 나오는 주식만 늘어난다. 전환사채 리픽싱이 전환가 하한까지 내려갔을 때의 희석 계산과 같은 구조다.
분리형 워런트는 지금 어디까지 허용되나

분리형 BW는 한때 전면 금지였다. 법무법인 세종은 개정 자본시장법 해설에서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가 대주주 등의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 또는 경영권 방어의 수단으로 남용됐다는 이유로 주권상장법인의 발행이 금지됐고, 2013년 8월 29일 이후 최초로 사채를 발행하는 이사회 결의부터 적용됐다고 정리한다.
지금은 범위가 좁아졌다. 자본시장법 제165조의10은 주권상장법인이 신주인수권증권만을 양도할 수 있는 사채를 사모 방식으로 발행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사모 분리형은 막혀 있고 공모 분리형은 열려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공시에서 사모·공모 구분과 분리형 여부는 같이 봐야 하는 항목이다. 사모 발행 공시에 분리형이라는 표기가 붙어 있다면 사실관계를 다시 확인할 일이다.
행사가액 조정은 70%가 하한이다
주가가 빠지면 행사가액을 낮추는 조정 조항이 작동한다. 금융위원회의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제5-23조는 과도한 지분가치 희석을 막기 위해 조정 최저한도를 원칙적으로 최초 전환가액의 70% 이상으로 두고,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있으면 그 아래로도 내릴 수 있게 예외를 뒀다.
여기에 상법이 상한을 하나 더 걸어둔다. 상법 제516조의2 제3항은 신주인수권 행사로 발행할 주식의 발행가액 합계액이 사채 금액을 초과할 수 없다고 정한다. 즉 행사가액이 내려가도 발행가액 총액은 사채 금액에 묶여 있고, 대신 주식 수가 늘어난다. 100억원 BW의 행사가액이 1만원에서 7,000원으로 내려가면 총액은 100억원 그대로이고 주식만 100만 주에서 142만여 주가 된다.
희석의 크기를 정하는 것은 사채 금액이 아니라 행사가액이다. 사채 금액은 상한선일 뿐이다.
공시에서 지켜볼 것

발행 공시 한 건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항목만 모으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판단이 갈리면, 뒤따르는 주가 시나리오도 같이 갈린다.
- 대용납입 허용 여부 — 허용이면 회사에 새 현금은 들어오지 않는다
- 사모·공모 구분과 분리형 표기 — 사모 분리형은 상장법인에 금지된다
- 최초 행사가액과 조정 최저한도 — 70% 미만이면 주주총회 특별결의 근거가 있는지
-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가능 시점 — 사채가 남는 BW는 이 날짜가 현금흐름 일정이 된다
- 인수자 명단 — 최대주주·특수관계인이 들어 있으면 지분 변동 목적을 따로 봐야 한다
- 발행 후 총주식 수 기준 희석률 —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희석 계산과 같은 방식으로 환산
이 틀이 틀리는 경우도 분명하다. 행사 기간이 끝날 때까지 주가가 행사가액을 밑돌면 신주인수권은 행사되지 않고, 희석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때 남는 것은 사채 상환 부담뿐이다. 희석률 계산은 행사를 전제한 최대치라는 점을 전제로 읽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