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ETF 1,016개의 평균 총보수는 연 0.3084%다. 같은 상품들이 실제로 투자자에게서 떼어간 비용은 연 0.4982%로, 표에 적힌 숫자의 약 1.6배였다. 조선비즈가 금융투자협회 공시를 집계한 수치다. 상품 소개 화면에 큰 글씨로 붙는 숫자는 총보수 하나인데, 나머지 절반가량은 순자산가치에서 매일 조금씩 빠져나간다.

비용은 수익률과 달리 확정된 마이너스다. 같은 지수를 따르는 ETF끼리 성과가 벌어지는 이유의 상당 부분이 여기서 나온다. 부가 비용이 총보수보다 큰 ETF가 1,016개 중 230개(22.6%), 기타비용 하나만으로 총보수를 넘긴 상품이 125개(12.3%)였다.

동전 무더기와 큰 동전 하나가 놓인 양팔 저울 — 총보수와 부가 비용의 무게 차이

총보수 0.3084% 옆에 붙는 두 항목

ETF 비용은 세 덩어리다. 첫째가 총보수 — 운용보수에 판매·수탁·사무관리 보수를 합한 값으로, 사전에 정해져 상품 설명에 그대로 표기된다. 둘째가 기타비용이다. 지수 사용료, 주식 예탁비용, 회계감사비처럼 펀드를 굴리는 데 드는 실비가 여기 들어간다. 셋째가 매매중개수수료로, ETF가 기초자산을 사고팔 때 증권사에 내는 위탁수수료다.

뒤의 두 항목은 사전 고정값이 아니다. 지수 라이선스 비용이 비싼 해외 지수를 쓰면 기타비용이 뛰고, 리밸런싱이 잦거나 선물을 굴려야 하는 구조면 매매중개수수료가 붙는다. 상장 직후에는 포트폴리오를 처음부터 구성해야 해서 매매중개수수료율이 일시적으로 높게 찍히기도 한다.

격차는 운용사별로도 갈린다. 주식형 기준으로 삼성자산운용은 평균 총보수 0.3196%에 전체 비용 0.4833%, 미래에셋자산운용은 0.3655%에 0.5491%, 한국투자신탁운용은 0.368%에 0.6134%, KB자산운용은 0.2918%에 0.5536%였다. KB자산운용은 총보수가 네 곳 중 가장 낮았지만 전체 비용에서는 삼성자산운용보다 비쌌다. 총보수 순위와 실부담 순위가 뒤집히는 지점이다.

극단값도 있다. RISE 차이나H선물인버스는 총보수 0.59%에 기타비용이 0.75%였고, KIWOOM 미국ETF산업STOXX는 총보수 0.52%, 기타비용 1.05%, 매매중개수수료 1.713%로 합계가 연 3%를 넘겼다.

1,000만원을 10년 두면 비용 차이는 얼마인가

비용률을 원금에 대입하면 크기가 보인다. 아래는 1,000만원을 넣고 비용률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해 단순 누적한 금액이다(수익률 변동은 제외).

비용률 구분연 비용률(%)1년(원)5년(원)10년(원)
평균 총보수만0.308430,840154,200308,400
평균 실부담비용0.498249,820249,100498,200
한국투자신탁운용 평균0.613461,340306,700613,400
KIWOOM 미국ETF산업STOXX 사례3.2830328,3001,641,5003,283,000

평균만 놓고 보면 총보수 기준으로 어림한 비용과 실제 비용의 차이는 1년에 1만8,980원, 10년이면 18만9,800원이다. 금액 자체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이 차이는 지수가 오르든 내리든 매년 확정으로 빠진다. 마지막 줄의 고비용 사례는 10년이면 원금의 32.8%가 비용으로 나간다는 뜻이 된다. 연금계좌처럼 20년 이상 굴리는 자금이라면 이 항목이 세제 혜택만큼 크게 작용한다. 계좌별 세금 구조는 국내상장 해외ETF 세금이 갈리는 구간ISA 중개형과 신탁형의 보수 차이를 함께 놓고 봐야 한다.

아침 식탁에서 휴대폰을 내려다보는 40대 한국 여성 — 계좌 비용을 확인하는 장면

괴리율은 비용인가, 보유기간 1.2년이 갈림길

실부담비용과 별개로 사고팔 때 한 번 더 새는 돈이 괴리율이다. 괴리율은 {(시장가격 - 기준가격) ÷ 기준가격} × 100으로 계산하며, KB금융 설명에 따르면 iNAV가 1만원인 ETF가 1만100원에 거래되면 괴리율은 1%다. NAV는 폐장 후 하루 한 번 산출되고, 장중에는 실시간 추정치인 iNAV가 기준이 된다.

유동성공급자(LP)가 iNAV 근처에 호가를 대 이 간격을 좁히지만, LP에게 호가 의무가 없는 시간대가 있다. 08:30~09:00, 09:00~09:05, 15:20~15:30이 그렇다. 이 구간에서 시장가로 주문을 내면 괴리를 그대로 부담할 수 있다.

보유비용은 시간에 비례하고, 괴리 비용은 매매 횟수에 비례한다. 짧게 굴릴수록 비싼 쪽은 총보수가 아니다.

매수 때 +0.3%, 매도 때 -0.3%로 왕복 0.6%의 괴리를 부담한다고 가정하고, 평균 실부담비용 0.4982%와 나란히 놓으면 이렇게 갈린다.

보유기간보유비용(%)왕복 괴리(%)합계(%)괴리 비중(%)
1개월0.0420.6000.64293.5
6개월0.2490.6000.84970.7
1년0.4980.6001.09854.6
3년1.4950.6002.09528.6
10년4.9820.6005.58210.7

왕복 괴리 0.6%를 연 비용 0.4982%로 나누면 1.2년이다. 1년 안에 갈아탈 자금이면 비용의 절반 이상이 괴리에서 나오고, 3년 이상 두는 자금이면 실부담비용률이 주도한다. 이 가정은 괴리가 0.3%씩 났을 때의 계산이므로, 거래대금이 큰 대형 ETF에서 괴리가 0.05% 수준이면 분기점은 두 달대로 내려간다. 자기 계좌의 실제 체결가와 그날 iNAV를 비교해 자신의 괴리 수준을 먼저 재는 편이 정확하다.

이른 아침 여의도 금융가 빌딩 외경

실부담비용률은 어디서 확인하나

총보수는 상품 페이지에 있지만 기타비용과 매매중개수수료율은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의 펀드 비용 항목에서 확인한다. 반기 단위로 갱신되는 사후 실적치라 최근 상장 상품은 표본 기간이 짧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추적오차와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괴리율이 특정 시점의 가격 차이라면, 추적오차는 일정 기간 ETF 수익률과 기초지수 수익률이 얼마나 흩어졌는지를 보는 변동성 지표다. 비용이 크면 추적오차도 커지는 경향이 있지만, 복제 방식·배당 재투자 시점·기초자산 변경 같은 요인이 함께 얽혀 있어 비용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 같은 지수를 따르는 ETF 후보군의 총보수와 실부담비용률을 각각 나열해, 순위가 뒤집히는지 확인한다
  • 기타비용이 총보수보다 큰 상품인지 본다 — 전체의 12.3%가 여기 해당한다
  • 상장 1년 미만 상품은 매매중개수수료율이 과대 표시될 수 있어 다음 반기 공시를 한 번 더 본다
  • 주문 전 iNAV와 현재가 차이를 확인하고, LP 호가 의무가 없는 08:30~09:05와 15:20~15:30 구간을 피한다
  • 보유 예정 기간이 1년 미만이면 비용 비교의 무게를 실부담비용률보다 괴리율·거래대금에 둔다

계산기 자판을 누르는 손 클로즈업 — 비용률을 원금에 대입해보는 장면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