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선물 ETF의 1년 성적은 유가 방향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2026년 7월 29일 WTI 9월물은 배럴당 84.46달러, 12월물은 77.74달러에 마감했다(뉴스핌). 근월물이 석 달 뒤 물보다 8.64% 비싼 백워데이션이고, 이 기울기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유가가 한 푼도 움직이지 않아도 월 2.80%씩 수익이 얹힌다. 콘탱고로 뒤집히면 같은 방식으로 깎인다. "유가는 올랐는데 왜 계좌는 그만큼 안 올랐나"라는 질문이 원유 ETF에서만 반복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밤 책상 위 계산기와 식은 커피 클로즈업

롤오버 비용은 어떻게 계산하나

선물에는 만기가 있다. 원유 선물 ETF는 만기가 닥치기 전에 들고 있던 근월물을 팔고 다음 월물을 사는데, 이 교체가 롤오버다. 파는 계약과 사는 계약의 가격이 다르면 같은 돈으로 확보하는 계약 수가 달라진다. 원월물이 근월물보다 비싼 콘탱고에서는 비싸게 사게 되니 계약 수가 줄고, 반대인 백워데이션에서는 싸게 사서 계약 수가 늘어난다. 유가가 제자리여도 순자산가치가 움직이는 구조가 여기서 나온다.

계산 자체는 단순하다. 두 만기의 가격비를 개월 수로 나눠 월 단위로 환산한 뒤 복리로 굴리면 된다. 7월 29일 커브에서 9월물과 12월물은 석 달 간격이므로 월 환산 롤 수익률은 (84.46 ÷ 77.74)의 3분의 1제곱에서 1을 뺀 값, 즉 +2.80%다. 이를 12개월 복리로 굴리면 연 39.3%가 된다. 부호만 바꾸면 콘탱고의 비용도 똑같이 나온다.

기간구조월 롤 수익률(%)연 환산(%)100 투자 1년 뒤(지수)
백워데이션(2026-07-29 실측 커브)+2.80+39.3139.3
완만한 콘탱고(월 1%)-1.00-11.488.6
가파른 콘탱고(월 3%)-3.00-30.669.4
2배 레버리지 × 월 1% 콘탱고-2.00-21.578.5

표의 수치는 유가가 1년 내내 완전히 제자리라는 가정에서 기간구조만 남긴 값이다. 실제 수익률은 여기에 유가 등락과 보수·환헤지 비용이 얹힌다. 2020년 5월 파이낸셜뉴스는 레버리지 상품이 선물을 두 배로 보유하기 때문에 롤오버 비용도 두 배로 적용된다고 짚었다. 표 마지막 줄이 그 경우로, 월 1%짜리 완만한 콘탱고도 2배 상품에서는 연 21.5%의 구멍이 된다. 레버리지 ETF의 음의 복리와는 별개로 쌓이는 비용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같은 기사는 당시 WTI 원유선물 ETN의 괴리율이 최대 61%까지 벌어졌다고 전했다.

비 온 뒤 서울 주택가 주유소의 밤 풍경

유가는 올랐는데 ETF는 왜 덜 올랐나

장기 성적표가 이 질문의 답을 그대로 보여준다. 뉴스핌이 정리한 미국 최대 원유 선물 ETF USO의 누적 수익률은 10년 기준 약 5%로, 같은 기간 WTI 현물의 약 18%에 크게 못 미쳤다. 5년으로 좁혀도 현물 65%, USO 20%다. 이 격차를 연 단위로 환산하면 구멍의 크기가 분명해진다.

기간WTI 현물 누적(%)USO 누적(%)현물 연 환산(%)USO 연 환산(%)연 격차(%p)
10년1851.670.491.18
5년652010.533.716.82

10년 격차가 5년 격차보다 작은 것은 착시가 아니라 구간 구성의 문제다. 최근 5년에 콘탱고가 극심했던 국면이 몰려 있었고, 같은 기사는 콘탱고 국면의 월 롤오버 비용을 약 1% 수준으로 봤다. USO가 최근월물 중심으로 편입하되 2개월물 30%, 3개월물 15%를 섞는 구조라는 점도 함께 짚었다. 커브 앞쪽에 몰릴수록 롤의 영향이 커진다.

극단적 사례는 2020년이다. 4월 20일 WTI 5월물이 배럴당 마이너스 37.63달러까지 떨어졌고, USO는 그 시점까지 연초 대비 75% 하락한 상태였다. 현물 저장 공간이 동나면서 근월물만 붕괴한 국면이라, 근월물 비중이 큰 상품일수록 손실이 컸다.

새벽 사무실 창가에 선 40대 남성의 뒷모습

지금 커브는 어느 쪽인가

2026년 상황은 정반대다. 2월 말 시작된 중동 분쟁 이후 WTI는 7월 29일까지 약 26% 올랐는데, 같은 기간 USO는 약 58% 올랐다. 현물 상승분을 빼고 남는 초과분은 1.58 ÷ 1.26 = 1.254, 곧 25.4%p다. 이를 5개월로 나눠 월 환산하면 월 4.6% 수준의 롤 수익이 붙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 7월 29일 실측 커브에서 뽑은 값은 월 2.80%였다. 백워데이션이 여전히 유지되고는 있지만 기울기는 봄보다 완만해졌다는 뜻이다.

4월에도 같은 방향이 확인됐다. 4월 10일 기준 USO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80.5%로 WTI 현물의 66.2%를 앞섰고, 유가는 4월 7일 배럴당 112.95달러로 고점을 찍었다. 커브가 뒤집혀 있는 동안에는 선물 ETF가 현물보다 유리하다는 관계가 두 시점 모두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백워데이션은 공급 사고에 붙는 프리미엄이다. 사고가 정리되면 프리미엄도 함께 사라지고, 같은 상품이 같은 자리에서 수익을 깎기 시작한다.

이 계산이 틀리는 조건

위의 환산은 커브 모양이 고정돼 있다는 가정 위에 서 있다. 실제로는 롤을 돌릴 때마다 커브가 다시 그려지므로 세 가지 경우에 계산이 어긋난다. 첫째, 지정학 리스크가 해소되면 근월물 프리미엄이 먼저 빠지면서 백워데이션이 콘탱고로 뒤집힌다. 이때는 유가가 완만하게 올라도 ETF는 제자리이거나 뒤로 갈 수 있다. 둘째, 재고가 급증해 저장 비용이 튀면 콘탱고가 가팔라진다. 2020년이 그 경우다. 셋째, 국내 상장 상품은 환헤지 여부와 추적 방식이 제각각이라 같은 유가에도 성적이 갈린다. 최근월물만 담는 상품과 여러 만기에 분산하는 방식은 같은 커브에서도 결과가 다르게 나오며, 이는 추적오차와 괴리율이 벌어지는 지점과도 겹친다.

차량 주유구에 주유건을 꽂는 손 클로즈업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 근월물과 3개월 뒤 물의 가격차 — 근월물이 더 싸지는 순간이 콘탱고 전환 신호다. 두 가격의 비를 3제곱근으로 환산하면 그 자리에서 월 롤 수익률이 나온다
  • 커브 기울기의 변화 속도 — 백워데이션이 유지되더라도 4.6%에서 2.80%로 완만해지는 흐름 자체가 프리미엄 축소다
  • 상품별 만기 구성 — 최근월물 집중형인지, 원월물까지 분산하는 방식인지에 따라 같은 커브에서 결과가 갈린다
  • 괴리율 — 시장가와 순자산가치의 벌어짐. 2020년에는 61%까지 벌어진 전례가 있다
  • 레버리지 배수 — 롤오버 비용도 배수만큼 곱해진다. 2배 상품에서 월 1% 콘탱고는 연 21.5%다
  • 환헤지 표기 — 상품명 뒤 (H)의 유무에 따라 원달러 변동이 수익률에 얹히는지가 달라진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