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권주 일반공모는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어도 증거금 1억원으로 받는 주식이 한 자릿수에 그친다. SKC 유상증자에서는 실권주 23,687주 모집에 일반청약 25,409,333주가 몰려 최종 경쟁률이 1,129.20대 1로 집계됐다. 공모주 청약과 이름이 비슷하지만 배정 구조도, 가격이 정해지는 시점도 다르다.
남는 질문은 두 가지다. 발행가는 언제 어떻게 굳는가, 그리고 그 할인율이 몇 퍼센트의 주가 하락까지 막아주는가. 둘 다 공시 문언과 사칙연산으로 답이 나온다.

확정 발행가액은 청약 전에 이미 굳는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은 발행가액을 두 번 계산한다. STX가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보면 1차 발행가액은 신주배정기준일 제3거래일 전일을 기산일로 1개월·1주일·기산일 가중산술평균주가를 산술평균한 값과 기산일 가중산술평균주가 중 낮은 금액을 기준주가로 삼아 할인율 22%를 적용했다. 2차 발행가액은 구주주 청약 초일 전 제3거래일을 기산일로 1주일·기산일 가중산술평균주가를 써서 같은 할인율을 적용한다.
확정 발행가액은 이 둘 중 낮은 가액이다. 다만 바닥이 있다. 같은 신고서는 확정 발행가액이 "청약일전 과거 제3거래일로부터 제5거래일까지의 가중산술평균주가의 60%"보다 낮아질 수 없다고 적었다. 할인율로 환산하면 40%가 상한선이라는 뜻이다.
할인율 자체는 회사가 정한다.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할 때 기준주가의 30% 이내에서만 할인할 수 있다는 제한은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있지만, 주주배정을 거친 뒤 남은 실권주를 일반공모하는 경우에는 주주배정 단계에서 정해진 발행가액이 그대로 따라온다. 실제 공시 사례에서 22%, 25%, 40%처럼 폭이 넓게 갈리는 이유다.
일반 투자자가 청약하는 시점에는 이미 가격이 하나로 굳어 있다. 공모주 청약처럼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밴드 상단·하단이 움직이는 구조가 아니다.

경쟁률 1,129대 1이면 몇 주가 배정되나
실권주 일반공모의 청약증거금은 발행가액 기준 100%다. 배정은 청약유형별 통합경쟁률에 따라 청약 수량에 비례해 안분하고, 남은 단수주는 추첨으로 돌린다. SKC 사례에서는 일반청약자 10,000주 단위,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 23,687주 단위 청약자를 대상으로 단수주 추첨이 이뤄졌다.
경쟁률 1,129.20대 1을 그대로 적용하면 배정 주수는 청약 주수를 경쟁률로 나눈 값이다. 발행가액을 10,000원으로 가정해 증거금과 함께 계산하면 이렇게 갈린다.
| 청약 주식수(주) | 필요 증거금(원, 발행가 1만원 가정) | 안분 배정(주) | 실제 배정(주) |
|---|---|---|---|
| 1,000 | 10,000,000 | 0.89 | 0 또는 1(추첨) |
| 5,000 | 50,000,000 | 4.43 | 4 + 추첨 |
| 10,000 | 100,000,000 | 8.86 | 8 + 추첨 |
| 50,000 | 500,000,000 | 44.28 | 44 + 추첨 |
| 100,000 | 1,000,000,000 | 88.56 | 88 + 추첨 |
증거금 1억원을 넣어 8주, 금액으로 8만원어치다. 할인율이 30%라 해도 평가차익은 2만원대에 머문다. 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넘어가는 순간 실권주 일반공모는 금액 규모가 아니라 단수주 추첨 운에 가까워진다.
반대로 경쟁률이 한 자릿수로 끝나는 공모도 있다. 청약률이 441%에 그친 공모라면 배정률이 22%대까지 올라가고, 1,000주를 청약하면 220주가 넘게 들어온다. 같은 제도인데 결과의 성격이 정반대다. 이 차이를 가르는 것은 회사 규모나 업종이 아니라 실권주 물량이 얼마나 남았는지다. 구주주 청약률이 99%를 넘기면 일반공모로 나오는 물량은 전체 증자의 1%도 되지 않는다.
공모주 청약의 균등배정처럼 계좌당 최소 물량을 보장하는 장치는 없다. 균등배정과 비례배정이 1주에서 갈리는 지점을 다룰 때와는 셈법이 완전히 다르다.

할인율 25%는 몇 퍼센트 하락까지 버티나
확정 발행가액이 정해진 날부터 신주가 추가상장되는 날까지는 보통 2~3주가 빈다. SKC의 경우 배정·환불일이 5월 22일, 신주 추가상장 예정일이 6월 8일이었다. 이 기간의 주가 변동은 청약자가 그대로 떠안는다.
계산은 단순하다. 기준주가를 S, 할인율을 d라 하면 발행가액은 S×(1−d)다. 추가상장 시점 주가가 기준주가 대비 x만큼 빠졌다면 수익률은 (1−x)÷(1−d)−1이 된다. 이 값이 0이 되는 지점은 x=d, 즉 손익분기 하락률이 할인율과 정확히 같다.
| 할인율 | 주가 보합(%) | 10% 하락(%) | 20% 하락(%) | 30% 하락(%) |
|---|---|---|---|---|
| 20% | +25.0 | +12.5 | 0.0 | −12.5 |
| 25% | +33.3 | +20.0 | +6.7 | −6.7 |
| 30% | +42.9 | +28.6 | +14.3 | 0.0 |
| 40% | +66.7 | +50.0 | +33.3 | +16.7 |
할인율 25%짜리 공모에 청약해 놓고 상장일에 주가가 기준주가보다 25% 낮으면 정확히 본전이다. 할인율 40%는 수치상 두툼해 보이지만, 40%까지 깎아야 물량이 소화되는 상황 자체가 발행 조건이 나쁘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유상증자 발표 직후 주가가 빠지는 흐름에서는 기준주가 자체가 이미 내려앉은 뒤라 할인율의 체감 폭이 줄어든다.
실권주 일반공모에서 청약자가 사는 것은 할인율이 아니라, 확정 발행가액과 추가상장일 사이에 벌어진 2~3주의 시간이다.
여기에 물량 부담이 겹친다. 유상증자로 늘어난 신주는 추가상장일에 한꺼번에 시장에 나온다. 발행 주식수가 기존의 20% 늘어나는 증자라면 지분 희석률은 16.7%다. 무상증자 권리락에서 기준가가 조정되는 방식과 달리 유상증자는 실제 자금이 들어오므로 주당 가치 하락이 기계적으로 계산되지 않는다는 점도 판단을 어렵게 한다.

배정 물량은 어떻게 쪼개지나
일반공모로 나온 실권주가 전부 개인 몫은 아니다. STX 신고서 기준으로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에 공모주식의 5%를 먼저 배정하고, 나머지 95%를 개인청약자와 기관투자자에게 구분 없이 배정한다. 개인과 기관이 같은 풀에서 경쟁한다는 뜻이다.
구주주 단계에도 장치가 하나 더 있다. 초과청약이다. 같은 신고서는 배정신주(신주인수권증서) 1주당 0.2주까지 초과청약을 허용했다. 구주주가 초과청약을 많이 소화할수록 일반공모로 넘어오는 실권주는 줄어든다. 청약 경쟁률이 네 자릿수까지 튀는 배경이 여기 있다.
인수 수수료도 공시에 적혀 있다. STX 증자에서는 모집총액의 1.8%를 대표주관사와 인수인이 62.5% 대 37.5%로 나눴다. 잔여 실권주는 인수인이 떠안는 구조여서, 인수단이 실권주를 떠안게 될 가능성이 클수록 수수료율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 구주주 청약률 — 99%를 넘으면 일반공모 물량이 증자 전체의 1% 미만으로 쪼그라든다. 청약 직전 공시에서 확인한다.
- 확정 발행가액과 현재가의 간격 — 청약일 종가 대비 발행가 할인폭이 실질 안전마진이다. 공시상 할인율(1차·2차 기준)과는 다른 숫자다.
- 배정일과 추가상장일 사이 일수 — 이 기간이 길수록 주가 변동 위험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다.
- 신주 발행 규모 대비 기존 발행주식수 — 희석률 = 신주÷(기존+신주). 20% 증자면 16.7%다.
- 증자 자금의 용처 — 채무상환 목적인지 시설·연구개발 투자인지에 따라 추가상장 이후의 수급이 달라진다.
- 초과청약 비율 — 1주당 0.2주가 일반적이지만 회사마다 다르다. 높을수록 일반공모 물량은 더 줄어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