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국제 금값이 온스당 3,9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고, 국내 금 한 돈(3.75g) 가격도 70만원 선을 넘어섰다. 토스뱅크의 금테크 안내가 전한 수치다. 금으로 향하는 자금은 늘었지만, 같은 금이라도 어떤 계좌로 사느냐에 따라 세후 수익률은 달라진다. 금 투자의 첫 선택은 타이밍이 아니라 경로다 — 실물 골드바, KRX 금시장, 골드뱅킹, 금 ETF 네 가지 길의 세금·수수료 구조를 공개 자료 기준으로 비교했다.

은행 창구에서 금 관련 금융상품 상담을 받는 모습

네 가지 경로, 세금 구조부터 다르다

금은 하나의 자산이지만 세법이 바라보는 눈은 경로마다 다르다. KB의 생각에 실린 세무 전문가 칼럼에 따르면 실물 골드바는 구입 시점에 부가가치세 10%를 부담하는 대신, 되팔 때 양도차익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 골드뱅킹(금통장)과 국내 상장 금 ETF는 반대다. 살 때 부가세는 없지만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 15.4%가 원천징수된다. 실물은 여기에 보관 문제가 더해진다. 분실·도난 위험을 스스로 감당하거나 보관 서비스를 써야 하므로, 세금 외의 비용도 경로 비교에 포함해야 한다.

해외 상장 금 ETF는 또 다른 트랙이다. 연간 매매차익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뒤 22% 양도소득세로 분리과세된다. 그리고 KRX 금시장은 이 모든 트랙의 바깥에 있다. 계좌 안에서 사고파는 한 매매차익 자체가 과세 대상이 아니다.

투자 경로매매차익 세금부가가치세거래 비용(%)
실물 골드바없음구입 시 10%0.3~2
KRX 금시장비과세실물 인출 시에만 10%약 0.3
골드뱅킹(금통장)배당소득세 15.4%없음약 1
국내 상장 금 ETF배당소득세 15.4%없음운용보수 별도
해외 상장 금 ETF250만원 공제 후 22%없음운용보수 별도

같은 상승률이라도 손에 쥐는 금액이 경로마다 달라진다는 뜻이다. 거래 비용의 격차도 무시하기 어렵다. 토스뱅크 안내 기준으로 실물 금 매매 수수료는 0.3~2%, 골드뱅킹은 약 1%, KRX 금시장은 약 0.3% 수준이다. 세금과 수수료를 합친 총비용으로 비교해야 경로 간 우열이 제대로 보인다.

KRX 금시장 — 비과세의 조건은 '인출하지 않는 것'

KRX 금시장은 증권사에서 금 현물 계좌를 개설해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금을 주식처럼 사고파는 시장이다. 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어 소액으로도 접근할 수 있고, 매매차익은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 어느 쪽으로도 과세되지 않는다. 금융소득종합과세 합산 대상에서도 빠진다.

다만 비과세에는 조건이 붙는다. 계좌 안의 금을 실물 골드바로 인출하는 순간 부가가치세 10%가 부과되고, 토스뱅크 안내 기준 개당 2만원 안팎의 인출 수수료도 발생한다. 시세차익이 목적이라면 인출 없이 계좌 안에서 매매를 끝내는 것이 세제상 유리한 구조라는 얘기다. 실물 보유 자체가 목적인 투자와는 출발점이 다르다.

거래 단위도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국제 시세는 트로이온스(약 31.1g) 기준으로 고시되고, 국내 금은방에서는 한 돈(3.75g)이 통용 단위다. KRX 금시장은 1g 단위로 호가가 형성되므로 소액 분할 매수에 맞고, 국제 시세와 직접 비교할 때는 단위 환산을 거쳐야 한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금 시세 차트를 확인하는 직장인

금 ETF와 골드뱅킹 — 15.4%보다 무거운 것은 종합과세

국내 상장 금 ETF와 골드뱅킹의 매매차익에는 배당소득세 15.4%가 원천징수된다. 여기서 끝나면 계산은 단순하다. 문제는 이자·배당을 합친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는 경우다. 이때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어 다른 소득과 합산 과세되므로, 이미 금융소득이 상당한 투자자일수록 실효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같은 상품에 투자해도 원천징수로 끝나는 투자자와 종합과세로 넘어가는 투자자의 세후 수익률이 갈라지는 구조다.

골드뱅킹은 은행 계좌에 돈을 넣으면 시세에 맞춰 0.01g 단위로 금이 적립되는 상품이다. 소액 적립식에는 문턱이 낮지만, 매매차익 과세에 약 1% 수준의 거래 수수료까지 감안하면 거래가 잦을수록 비용이 누적된다.

해외 상장 금 ETF는 배당소득이 아니라 양도소득으로 분리과세된다는 점이 다르다. 연 250만원 공제 후 22%가 적용되므로 차익이 작으면 실제 부담이 크지 않지만, 차익이 커질수록 국내 ETF의 15.4%보다 무거워지는 구간이 나타난다. 자신의 예상 차익 규모와 다른 금융소득 규모를 함께 놓고 계산해야 하는 이유다.

금 투자에서 수익률을 가르는 첫 변수는 시세가 아니라 계좌다 — 같은 상승장에서도 세금은 경로마다 다르게 걷힌다.

식탁에서 세금 서류와 계산기를 놓고 상의하는 부부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최근 금값 강세의 배경으로는 각국 중앙은행의 매수세와 안전자산 선호가 꼽힌다. 국내에서는 수요가 몰리며 국제 시세보다 국내 금값이 높아지는 이른바 김치프리미엄 현상도 나타났다. 다만 이 전제는 조건부다.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거나 금리가 다시 오르면, 이자를 낳지 않는 자산인 금의 상대 매력은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종합과세와 무관한 소액 투자자라면 세금 차이보다 수수료와 매매 편의가 더 큰 변수일 수 있다. 경로 선택과 별개로 아래 항목을 확인해두면 판단의 틀이 선다.

  • 내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에 가까운지 — 종합과세 여부가 경로 선택의 출발점이다
  • 국내 금 시세와 국제 시세의 격차 — 김치프리미엄이 큰 시기에 사면 그만큼 비싸게 사는 셈이다
  • 실물 인출 계획 — 인출하는 순간 KRX 금시장의 비과세 이점이 부가세 10%로 상쇄된다
  • 달러 환율과 미국 금리 방향 — 금값 강세의 전제가 흔들리는 조건이다
  • 매매 수수료와 보수의 총합 — 세금만이 아니라 총비용 기준으로 경로를 비교한다

귀금속 거리의 금은방 진열장을 바라보는 행인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