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업분할'이라도 물적분할은 새로 떼어낸 회사의 주식을 모회사가 100% 가져가 기존 주주에게는 한 주도 배정하지 않는 반면, 인적분할은 주주가 보유 지분율 그대로 신설회사의 신주를 나눠 받는다. 내 계좌에 자회사 주식이 들어오느냐 아니냐가 두 방식을 가르는 첫 갈림길이다.

국내에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물적분할은 376건, 인적분할은 82건으로, 상법이 인적분할을 원칙으로 두고도 실무에서는 물적분할이 4배 넘게 쓰였다. 어느 쪽이냐에 따라 배정받는 신주, 권리락 기준가, 반대할 때 쓸 수 있는 권리까지 달라진다.

큰 유리병 안에 작은 병이 들어 있는 모습 — 모회사가 자회사를 100% 소유하는 물적분할 구조 비유

물적분할과 인적분할, 주주 손에 무엇이 남나

물적분할은 회사가 특정 사업부를 떼어 자회사를 세우고, 그 자회사 지분 100%를 모회사가 갖는 구조다. 주주는 여전히 모회사 주식만 들고 있고 자회사 주식은 직접 받지 못한다. 배터리·반도체 같은 알짜 사업부가 자회사로 빠지면 주주는 그 사업을 '한 단계 아래에서 간접적으로만' 보유하게 된다.

인적분할은 회사를 수평으로 쪼갠다. 존속회사와 신설회사로 나눈 뒤 기존 주주가 각 회사의 신주를 분할비율대로 나눠 받는다. 100주를 갖고 있었다면 분할 뒤에도 두 회사 주식을 합쳐 그대로 100주어치를 쥐게 된다. 지주회사 전환이 인적분할로 이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방식의 갈림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구분물적분할인적분할
자회사 주식 배정모회사 100% 보유(주주 0주)주주에게 분할비율대로 배정
분할 후 주주 지분모회사 지분만 유지존속+신설 합산으로 유지
주식 수 변화변동 없음(권리락 없음)배정·권리락으로 조정
상법상 지위예외원칙
주된 목적사업부 분리·자회사 상장지주회사 전환

물적분할은 내 지분을 한 단계 아래로 밀어 넣고, 인적분할은 같은 층에서 옆으로 나눈다 — 신주가 내 계좌에 들어오느냐가 갈림길이다.

저녁 아파트 서재에서 노트북과 계산기를 두고 생각에 잠긴 30대 한국인 남성

인적분할 신주는 몇 주 받나 — 분할비율과 권리락 계산

인적분할에서 받는 신주 수는 분할비율로 정해진다. 분할비율은 분할 전 회사의 순자산을 존속회사와 신설회사가 나눠 갖는 비율이다. 이때 주가는 그대로가 아니라 권리락으로 조정된다. 한 회사가 둘로 갈라지므로 분할 전 주가를 두 회사가 나눠 갖는다고 보면 된다. 이 조정은 배당락으로 기준가가 낮아지는 것과 원리가 같다.

분할 전 주가 10,000원짜리 주식 100주를 보유하고, 순자산 분할비율이 존속:신설 = 7:3, 신설회사 신주는 1:1로 배정된다고 가정하면 계산은 이렇게 된다. 핵심은 주주의 총 평가액이 분할 전후로 같다는 점이다.

항목존속회사신설회사합계
보유 주식 수100주100주
권리락·상장 기준가7,000원3,000원
평가액700,000원300,000원1,000,000원

분할 전 평가액은 100주 × 10,000원 = 1,000,000원으로, 분할 뒤 두 회사 평가액 합계와 정확히 같다. 실제 배정비율과 기준가는 회사의 순자산·발행주식 수에 따라 달라지고 단주는 현금으로 정산되지만, '주주 몫의 총액은 이론상 보존된다'는 뼈대는 변하지 않는다. 반면 물적분할은 신주 배정 자체가 없어 주식 수도 그대로고, 권리락 절차도 없다 — 대신 알짜 사업이 자회사로 빠진 만큼 모회사 가치가 재평가될 뿐이다.

책상 위 동전 더미를 두 무더기로 나누는 손 — 분할비율에 따른 신주 배정 비유

물적분할은 왜 주주 반발을 샀나 — 주식매수청구권과 쪼개기 상장

LG화학에서 떨어져 나온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에서 분할된 카카오페이가 이른바 '쪼개기 상장'의 대표 사례로 논란이 됐다. 모회사 주주가 보유하던 알짜 사업부가 자회사로 분리돼 따로 공모를 거쳐 상장되면, 모회사 주식만 들고 있던 기존 주주는 성장 사업의 가치를 희석당한다는 비판이었다.

이 문제를 겨냥해 2022년 12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됐다. 상장회사 이사회가 물적분할을 결의하면 반대 주주는 회사에 주식을 되사 달라고 청구할 수 있고, 매수가격은 주주와 회사의 협의로 정하되 합의가 안 되면 시장가격을 적용한다. 여기에 더해 모회사 주주에게 자회사 상장 시 공모주를 우선 배정하는 신주인수권 도입도 논의됐다. 인적분할에는 이런 청구권이 원래 있었지만, 물적분할에는 이때부터 생긴 방어 장치라는 점을 기억해 둘 만하다.

해질녘 서울 금융가 유리 건물 외경 — 자회사 상장을 상징하는 장면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 분할 공시에서 물적분할인지 인적분할인지, 그리고 분할비율을 먼저 확인한다
  • 물적분할이면 자회사의 상장(재상장) 계획과 예상 시점이 공시에 있는지 본다
  • 주식매수청구권의 행사 기간과 매수 예정 가격, 청구 규모 상한을 챙긴다
  • 인적분할이면 권리락 기준가와 매매거래정지·변경상장일 일정을 확인한다
  • 지주회사 전환 목적이면 이후 현물출자·공개매수 일정이 이어지는지 살핀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