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할에서 갈리는 것은 하나다. 신설회사 주식을 누가 받느냐. 인적분할이면 기존 주주가 보유 지분율 그대로 신설회사 주식을 받아 계좌에 종목이 두 개가 되고, 물적분할이면 분할하는 모회사가 신설회사 지분 100%를 통째로 가져가 주주 손에 남는 종목은 그대로 하나다.
이 한 줄에서 지분율 산수가 갈리고, 주식매수청구권이 갈리고, 세금이 갈린다. 그리고 2024년 12월 31일부터 규칙 하나가 더 바뀌었다. 금융위원회는 상장법인이 인적분할할 때 자사주에 신주를 배정하지 못하도록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고쳤고,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은 이를 대주주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지배력을 높이던 경로를 막은 조치로 설명했다.

신주를 누가 받느냐 — 두 분할의 갈림길
물적분할은 신설회사가 발행하는 주식 전부를 분할회사 자신이 취득한다. 주주가 보유한 주식 수도 지분율도 그대로고, 회사 아래에 100% 자회사가 하나 생긴 구조로 바뀔 뿐이다. 주주가 체감하는 변화는 보유 종목이 아니라 그 종목이 담고 있는 사업의 성격이다.
인적분할은 반대다. 신설회사 주식을 분할회사 주주에게 지분율대로 배정한다. 분할 전 지분 1%를 가졌다면 분할 후 존속회사 1%, 신설회사 1%를 갖는 형제회사 구조가 된다. 그래서 인적분할은 사업을 완전히 떼어내거나 지주회사로 전환할 때, 물적분할은 자회사를 신설해 외부 자금을 따로 받을 때 주로 쓰인다.
| 항목 | 인적분할 | 물적분할 |
|---|---|---|
| 신설회사 주식 귀속 | 기존 주주에게 지분율대로 | 분할 모회사가 100% |
| 주주 계좌의 종목 수 | 2개(존속+신설) | 1개(존속) |
| 주주의 지분율 | 양쪽 모두 분할 전과 동일 | 존속회사 지분율 그대로 |
| 자사주 신주배정 | 금지(2024.12.31~) | 해당 없음 |
| 상장사 반대주주 매수청구권 | 도입 대상 아님 | 부여(2022.12.27~) |
| 비적격 시 과세 | 법인세 + 주주 의제배당 | 법인세 + 취득세 |
자사주 10%가 만들던 의결권 10%p
규제가 왜 생겼는지는 숫자를 대입하면 바로 보인다. 발행주식 100만 주인 회사가 자사주 10만 주(10%)를 들고 있고, 지배주주가 30만 주(30%), 나머지 60만 주(60%)는 일반주주가 나눠 갖고 있다고 하자. 이 회사가 인적분할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쪼개진다.
자사주는 의결권도 배당권도 없는 주식이다. 그런데 인적분할 때만은 법령과 판례가 명확하지 않아 자사주에도 신설회사 신주가 배정돼 왔다. 그러면 지주회사가 사업회사 지분 10%를 새로 손에 쥔다. 지배주주는 지주회사를 30%로 지배하므로, 사업회사에 대해 자기 지분 30%에 지주회사가 든 10%를 얹어 40%를 움직인다. 투입한 현금은 0원이다. 경향신문이 전한 개정 취지가 정확히 이 지점이다.
| 구분 | 2024년 12월 30일 이전 | 2024년 12월 31일 이후 |
|---|---|---|
| 자사주 10%에 사업회사 신주 배정 | 배정됨 | 금지 |
| 지주회사가 쥐는 사업회사 지분 | 10% | 0% |
| 지배주주 직접 보유 사업회사 지분 | 30% | 30% |
| 지배주주가 움직이는 의결권 합계 | 40% | 30% |
| 일반주주 지분과의 격차 | 60% 대 40% | 60% 대 30% |
| 지배주주가 투입한 현금 | 0원 | 0원 |
계산의 핵심은 자사주가 소각되지 않고 살아 있다는 점이다.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 자체가 줄어 남은 주주 전원의 지분율이 함께 올라가지만, 보유한 채 분할하면 그 몫이 지주회사 하나에만 얹힌다. 같은 자사주를 두고 소각과 배당이 주주 손에 남기는 금액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따져본 것과 같은 구조의 문제다.

자사주는 권리 없는 주식이지만, 분할이라는 순간에만 잠깐 주주 행세를 했다. 그 한 순간이 지배력 10%p를 만들었다.
개정 시행령은 합병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해, 소멸법인이 보유한 자사주에도 합병신주를 배정하지 못하게 했다. 자사주 보유 비율이 발행주식 총수의 5% 이상인 상장사는 보유 현황과 목적, 추가 취득이나 소각 등 처리 계획을 담은 보고서를 이사회 승인을 거쳐 공시해야 한다.
물적분할에 붙은 안전장치, 주식매수청구권
물적분할 쪽에는 먼저 손을 댔다. 금융위원회는 2022년 12월 상장기업 물적분할에 반대주주 주식매수청구권을 도입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금융위원회 자료 기준 2022년 12월 27일부터 시행됐다. 이사회가 물적분할을 결의하면 반대한 주주는 회사에 주식을 사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매수가격은 원칙적으로 주주와 회사가 협의해 정하고, 협의가 되지 않으면 시장가격을 쓴다. 시장가격은 이사회 결의일 전일부터 과거 2개월, 1개월, 1주일 각각의 가중평균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며, 그래도 합의가 안 되면 법원에 매수가격 결정을 청구할 수 있다. 세 구간의 가중평균을 함께 보는 구조라 결의 직전 단기 급등락이 가격을 통째로 흔들지는 않는다.
다만 이 장치는 물적분할에 한정된 조치다. 상법상 단순 인적분할은 주주가 존속·신설 양쪽 주식을 모두 받으므로 재산상 손실이 없다고 보아 별도 매수청구권 도입 대상이 아니었다. 인적분할 공시를 보고 매수청구를 준비하면 어긋난다.
적격분할이면 세금은 미뤄진다
분할은 세법상 자산 양도로 본다. 적격분할 요건을 채우면 양도손익 과세가 이연되고, 못 채우면 분할하는 시점에 바로 세금이 붙는다. 요건은 독립된 사업부문의 분할, 자산과 부채의 포괄 승계, 주식만으로 대가 지급, 지분 연속성, 분할등기일이 속한 사업연도 말까지 사업 계속, 고용 80% 이상 승계, 지배주주 주식 1년간 보유 유지 등으로 구성된다.
비적격이 됐을 때의 크기는 작지 않다. 장부가 100억 원, 시가 150억 원인 자산을 분할하면서 적격 요건을 놓치면 법인세 약 11억 원에 취득세 약 6억 원이 더해져 17억 원 안팎의 세금이 한 번에 발생한다는 계산이 실무 자료에 나온다. 인적분할에서는 여기에 주주 단계의 의제배당 과세까지 얹힌다.
지분 연속성 요건이 걸린다는 것은 분할 직후 1년간 지배주주가 주식을 처분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분할 발표 자료에 적격 여부와 지배주주 보유 계획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가, 발행주식 수 변화만큼이나 지분 구조에 오래 남는다.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처럼 나중에 주식으로 바뀔 물량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함께 세어야 분할 후 지분율이 맞는다.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분할 공시가 뜨면 순서대로 확인할 항목은 다음과 같다.
- 분할 방식이 인적인지 물적인지 — 계좌에 종목이 하나 더 생기는지가 여기서 갈린다
- 분할 직전 자사주 보유 비율과 소각 계획 — 5% 이상이면 처리 계획 공시가 따라온다
- 물적분할이라면 주식매수청구 행사 기간과 예정 매수가격, 회사가 제시한 매수 한도
- 분할비율과 그에 따른 존속·신설회사의 주식 수, 기준주가 재산정 일정
- 적격분할 요건 충족 여부와 지배주주 주식 1년 보유 계획
- 물적분할이면 신설 자회사의 상장 계획 유무 — 모자회사 중복상장은 별개의 논점이다
이 틀이 어긋나는 경우도 있다. 자사주가 이미 전량 소각됐거나 애초에 없는 회사라면 위 계산은 그대로 적용되지 않고, 분할이 지주회사 전환이 아니라 순수한 사업 분리 목적이라면 지배력 산수보다 각 사업부문의 현금흐름 분리가 더 중요한 변수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