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는 '2배 버는' 상품이 아니라 '하루 등락의 2배'를 좇는 상품이다. 그래서 기초지수가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다 결국 제자리로 돌아와도, 레버리지 ETF는 원금보다 아래에 가 있다. 지수가 100에서 출발해 하루 +10%, 다음 날 -10%로 움직여 99로 마감하면, 2배 레버리지는 96까지 떨어진다. 지수는 1% 빠졌는데 상품은 4% 빠진 것이다. 이 격차가 '음의 복리', 흔히 변동성 손실(decay)이라 부르는 현상이다.

토스피드는 이 상품을 두고 "야수의 심장인가 불나방인가"라는 표현을 쓴다(토스피드). 짧게 방향을 맞히면 강력하지만, 방향이 엇갈리며 시간이 쌓이면 설계 자체가 보유자에게 불리하게 작동한다.

음의 복리는 '하루치 2배'라는 설계에서 나온다

레버리지 ETF는 매일 장 마감 시점에 노출을 다시 2배로 맞춘다(리밸런싱). 어제 얼마였는지가 아니라 오늘 하루의 등락률에 2배를 곱하는 구조다. 하루 단위로는 정확히 2배지만, 이틀 이상이 되면 각 날의 수익률이 곱해지며(복리) 단순히 '지수 수익률의 2배'와 어긋난다.

브런치의 한 정리 글은 이를 '음과 양의 복리'로 설명한다(브런치). 한 방향으로 꾸준히 오르면 복리가 유리하게 작동해 2배 이상 벌 수도 있지만,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횡보장에서는 복리가 불리하게 쌓여 손실을 키운다. 같은 상품이 시장의 모양에 따라 정반대 방향으로 작동하는 셈이다.

책상 위 메트로놈이 좌우로 흔들리는 클로즈업 —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변동성을 상징

지수가 제자리인데 왜 원금이 줄어드나

핵심은 하락을 만회하는 데 필요한 상승폭이 더 크다는 비대칭성이다. 100이 10% 빠져 90이 되면, 다시 100으로 돌아오려면 11.1%가 올라야 한다. 레버리지는 이 비대칭을 2배로 증폭한다. 아래 표는 지수가 '하루 오르고 다음 날 같은 폭만큼 내려' 거의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 2배 레버리지가 어디까지 벌어지는지 직접 계산한 것이다. 모두 100에서 출발하며,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검산했다.

일간 등락폭(상승 후 하락)지수 2일 후2배 레버리지 2일 후단순 2배 기대치변동성 손실
±5%99.75 (-0.25%)99.00 (-1.00%)-0.50%-0.50%p
±10%99.00 (-1.00%)96.00 (-4.00%)-2.00%-2.00%p
±20%96.00 (-4.00%)84.00 (-16.00%)-8.00%-8.00%p
±30%91.00 (-9.00%)64.00 (-36.00%)-18.00%-18.00%p

변동성이 커질수록 손실이 등락폭의 제곱에 가깝게 불어난다. ±10%면 지수는 1% 손해인데 레버리지는 4% 손해로 벌어지고, ±30%가 되면 지수 -9%에 레버리지는 -36%다. 실제로 변동성 잠식 속도는 보유 기간, 자산 변동성, 레버리지 배율의 제곱에 의해 지수함수적으로 결정된다고 알려져 있다.

레버리지 ETF는 '2배 수익'이 아니라 '하루치 2배'를 약속한 상품이다. 하루가 쌓이면 그 약속은 지수가 그린 궤적의 모양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로 벌어진다.

손으로 나무 블록을 위태롭게 쌓아 올린 디테일 컷 — 복리가 쌓이며 무너지는 구조

인버스·곱버스도 같은 함정을 판다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그 2배인 곱버스(-2배)도 같은 방식으로 매일 리밸런싱하므로 음의 복리를 피할 수 없다. 지수가 하루 +10%, 다음 날 -10%로 움직여 99로 끝났다고 하자. 지수는 1% 내렸으니 하락에 건 곱버스는 이론상 이득이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100 → 80 → 96으로 4% 손실이다. 방향(지수 하락)을 맞혀도 오르내림 자체가 자산을 갉아먹은 것이다.

여기에 NAV(순자산가치)와 시장가격이 벌어지는 괴리율 위험까지 겹친다. 지수와 상품 가격이 어디서 벌어지는지는 ETF 추적오차와 괴리율의 차이에서 따로 정리했다.

해질 무렵 서울 도심 오피스 거리 전경

추세장에서는 반대로 유리하다 — 그래서 방향이 관건

오해를 막기 위해 균형을 잡자면, 지수가 한 방향으로 꾸준히 오르는 국면에서는 양의 복리가 작동해 레버리지가 단순 2배를 넘어설 수도 있다. 문제는 시장이 언제 추세이고 언제 횡보일지 미리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상품은 방향과 기간을 좁게 특정한 단기 대응 도구에 가깝지, 사놓고 잊는 장기 보유 자산과는 설계가 다르다. 금융투자교육원도 음의 복리와 상대적으로 높은 거래비용 탓에 장기 투자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금융투자교육원).

이른 아침 부엌 식탁에서 생각에 잠긴 40대 남성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 보유 기간 — 하루를 넘겨 들고 있다면 이미 단순 2배와 어긋나기 시작한다. 며칠·몇 주 단위 보유는 궤적 의존이 커진다.
  • 시장 국면 — 방향이 뚜렷한 추세장인지, 오르내림이 잦은 횡보장인지. 횡보일수록 변동성 손실이 커진다.
  • 기초지수 변동성 — VKOSPI 같은 변동성 지표가 높을수록 같은 기간이라도 잠식이 빨라진다.
  • 괴리율·총보수 — 시장가가 NAV보다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 연 보수가 일반 지수 ETF보다 얼마나 높은지.
  • 배율의 제곱 — 3배 상품은 2배보다 손실이 산술적 1.5배가 아니라 제곱에 비례해 더 가파르게 커진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