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산이 +10%와 -10%를 번갈아 스무 거래일 반복하면 원금은 90.4%로 줄어든다. 같은 움직임에서 2배 레버리지 상품은 66.5%가 된다. 기초자산 손실이 -9.6%인데 레버리지 손실은 -33.5%다. 배수로 따지면 2배가 아니라 3.5배다.
레버리지 ETF가 내건 2배는 기간 수익률이 아니라 하루치 수익률이다. 매일 장이 끝나면 노출을 다시 2배로 맞추기 때문에,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구간에서는 기초자산이 제자리로 돌아와도 상품은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한다. 금융감독원이 2026년 6월 18일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 소비자경보를 발령하면서 첫 번째로 지목한 위험도 이 음의 복리효과였다고 한국경제는 전했다.

하루치 수익률을 2배로 따라간다는 말의 뜻
2배 레버리지의 계약은 단순하다. 오늘 기초자산이 x% 움직이면 오늘 상품은 2x% 움직인다. 문제는 다음 날의 기준점이 원금이 아니라 어제 종가라는 점이다. 100에서 출발한 기초자산이 하루 +10%로 110이 되고 다음 날 -10%로 99가 되는 동안, 2배 상품은 +20%로 120이 된 뒤 -20%로 96이 된다. 기초자산은 1% 빠졌는데 상품은 4% 빠졌다.
한 사이클(2거래일)만 떼어놓고 보면 공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기초자산의 사이클 수익률은 1-x², 2배 상품은 1-4x²다. 손실의 원인이 x가 아니라 x의 제곱이라는 것, 그리고 그 앞에 4가 붙는다는 것이 음의 복리의 전부다. 변동폭이 2배가 되면 끌려 내려가는 힘은 4배가 된다. 방향이 아니라 흔들림 자체가 비용이 되는 구조다.
이 비용은 운용보수처럼 명세서에 찍히지 않는다. 총보수 0.3%대의 상품이라도 변동성이 큰 구간을 지나면 보수보다 훨씬 큰 금액이 조용히 사라진다. 상품 가격과 순자산가치가 벌어지는 괴리율과 추적오차의 차이와도 결이 다르다. 괴리율은 호가에서 생기는 일시적 왜곡이지만, 음의 복리는 상품 설계 자체에서 나오는 구조적 감소다.
±10%를 스무 거래일 반복하면 얼마가 남나
일일 등락폭을 고정하고 상승과 하락을 열 번(20거래일) 번갈아 반복시켰을 때의 결과를 계산했다. 기초자산 누적은 (1-x²)의 10제곱, 2배 상품은 (1-4x²)의 10제곱이다. '2배 기대치'는 투자자가 흔히 떠올리는 값, 즉 기초자산 누적 손실에 단순히 2를 곱한 숫자다.
| 일일 등락폭 | 기초자산 20일 누적(%) | 2배 기대치(%) | 레버리지 실제(%) | 괴리(%p) |
|---|---|---|---|---|
| ±1% | -0.10 | -0.20 | -0.40 | -0.20 |
| ±2% | -0.40 | -0.80 | -1.59 | -0.79 |
| ±5% | -2.47 | -4.94 | -9.56 | -4.62 |
| ±10% | -9.56 | -19.12 | -33.52 | -14.40 |
| ±15% | -20.35 | -40.70 | -61.06 | -20.36 |
±1% 구간에서는 괴리가 0.2%포인트에 그친다. 한 달 남짓 들고 있어도 체감되지 않는 수준이다. 그런데 등락폭이 ±5%로 커지면 괴리는 4.6%포인트, ±10%에서는 14.4%포인트로 불어난다. 등락폭이 2배가 될 때마다 괴리는 대략 4배씩 커진다. 제곱항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10% 줄에서 한 번 더 따져볼 것이 있다. -33.52%에서 원금을 되찾으려면 얼마가 올라야 하는가. 1을 0.6648로 나누면 1.504, 즉 +50.4%가 필요하다. 같은 기간 기초자산은 -9.56%에서 +10.6%만 오르면 제자리다. 손실이 깊어질수록 회복에 필요한 상승률은 비대칭적으로 커진다.

레버리지 상품에서 비용은 방향이 아니라 흔들림에 붙는다. 기초자산이 제자리로 돌아와도 상품은 돌아오지 않는다.
2026년 시장에서 실제로 확인된 괴리
계산이 아니라 실제 가격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국내 첫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2026년 5월 27일 상장했다. 금융감독원이 소비자경보를 낸 6월 18일까지의 집계를 보면, 상장일부터 6월 12일까지 개인투자자 순매수가 8조 2,000억원으로 전체의 92.7%였고, 하루 평균 회전율은 122.5%였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회전율 30.2%,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물주식의 1% 미만과 비교하면 자릿수가 다르다.
손실 폭도 기초자산의 2배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고점 대비 최대 손실률은 38%로,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본주의 최대 낙폭 19.1%의 약 2배였다. 괴리율 역시 상장 초기 평균 1.0~3.5%로, 기존 국내 주식형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0.8~1.2%보다 높게 형성됐다.
시간이 더 지나자 격차는 더 벌어졌다. 서울신문이 상장일부터 7월 10일까지의 거래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군은 현재가보다 높은 가격에 체결된 물량 비중이 모두 90%를 넘었고 한 상품은 96.21%에 달했다. 인버스를 제외한 12개 상품 전부가 평균 매수 단가 대비 30% 이상 아래에 있었으며, 한 SK하이닉스 선물형 상품은 평균 매수 단가 2만 8,564원 대비 현재가 1만 9,450원으로 46.86% 낮았다.

규제는 어디까지 바뀌었나
제도도 따라 움직였다. 금융위원회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고, 당초 8월로 예정했던 시행을 7월 31일로 앞당겼다. 기존에는 대용증권으로 70%까지 채울 수 있었으나 현금만 인정하도록 바뀌었고, 현금 입금이 끝나는 T+2일 시점에만 예탁금으로 인정한다. 매도대금담보대출 금액은 기본예탁금에서 제외된다. 괴리율 관리 강화는 8월 19일, 매매수량단위 개선은 11월 중으로 금융위원회가 예고했다.
신규 투자자에게는 사전교육 요건도 붙는다. 일반교육과 심화교육을 각각 1시간씩 이수해야 하고, 모의거래 이수 요건도 추가됐다. 국내상장뿐 아니라 해외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다만 예탁금과 교육은 진입 문턱일 뿐 음의 복리 자체를 줄여주지는 않는다. 표의 숫자는 규제와 무관하게 그대로 작동한다. 상품 설명서가 '일간 수익률의 2배'라고 적어둔 문장이 계약의 전부이고, 보유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문장과 투자자의 기대 사이 간격이 벌어진다.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 기초자산의 일간 변동성 — 최근 20거래일 평균 등락폭이 ±5%를 넘는 국면인지. 표에서 괴리가 급격히 벌어지기 시작하는 지점이 여기다.
- 보유 기간 — 하루 단위 계약을 며칠째 들고 있는지. 사이클 수가 늘어날수록 (1-4x²)의 거듭제곱이 누적된다.
- 괴리율 공시 — 한국거래소와 운용사가 매일 공시하는 괴리율이 평시 대비 확대됐는지. 2026년 8월 19일부터 관리 기준이 강화됐다.
- 평균 매수 단가와 현재가의 간격 — 증권사 계좌에 찍히는 두 숫자의 차이가 기초자산 등락폭의 2배를 넘어섰다면 음의 복리가 이미 반영된 상태다.
- 회복에 필요한 상승률 — 현재 손실률에서 1을 (1+손실률)로 나눈 값. 이 숫자가 기초자산이 낼 수 있는 상승폭보다 크면 보유 기간을 늘려도 되돌아오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