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 1리터 1860.2원 가운데 세금은 697원이다. 전체의 37.5%다. 같은 주 두바이유는 배럴당 99.9달러로 한 주 만에 7.6달러 올랐지만, 국내 주유소 가격은 16주 연속 하락을 이어갔다. 지금 주유소에 붙어 있는 가격표는 2~3주 전의 국제 시장을 반영한 숫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9월 30일로 끝나는 유류세 한시 인하가 겹친다. 인하가 연장되지 않으면 휘발유 1리터당 122원이 하루 만에 다시 붙는다. 국제 제품가 상승분까지 시차를 두고 넘어오면 두 요인이 겹쳐 리터당 200원 안팎의 상승 압력이 만들어진다.

주유소 주유기 노즐 클로즈업

휘발유 1860원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몫

휘발유에 붙는 세금은 종량세다. 유가가 오르든 내리든 리터당 금액이 같다는 뜻이다. 뼈대는 교통·에너지·환경세이고, 그 위에 교육세가 교통세액의 15%, 자동차세 주행분이 교통세액의 26%로 얹힌다(택스워치). 마지막으로 이 전부를 포함한 판매가격에 부가가치세 10%가 붙는다.

교통·에너지·환경세의 탄력세율은 리터당 529원이다. 정부는 2026년 9월 30일까지 휘발유 15%, 경유 25%, 부탄 25%의 한시 인하를 적용하고 있다(파이낸셜뉴스). 실제로 오피넷 유류세 표의 현행 휘발유 교통세는 450원으로, 529원에서 15%를 덜어낸 449.65원과 같은 숫자다.

이 구조를 그대로 계산해 인하 전후를 나란히 놓으면 이렇게 갈린다.

항목인하 전(원/L)15% 인하 적용(원/L)차이(원/L)
교통·에너지·환경세529.00449.65-79.35
교육세(교통세의 15%)79.3567.45-11.90
자동차세 주행분(교통세의 26%)137.54116.91-20.63
유류세 소계745.89634.01-111.88
부가가치세(유류세분 10%)74.5963.40-11.19
세금 합계820.48697.41-123.07

정부가 밝힌 수치는 "122원 내린 698원"이다. 위 계산의 697.41원·123.07원과 1원 남짓 차이가 나는데, 교육세와 주행분을 원 단위로 반올림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오차 범위다. 즉 9월 30일 인하가 종료되면 국제유가가 그대로여도 리터당 122원이 붙는다.

세금이 정액이라는 사실에서 따라오는 결과가 하나 더 있다. 유가가 낮을수록 세금 비중은 커지고, 높을수록 작아진다. 1860.2원 기준 세금 비중은 37.5%지만, 같은 세금으로 판매가가 1500원이면 46.5%가 된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주유소에 언제 반영되나

9월 첫째 주(8월 30일~9월 3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1.1원 내린 1860.2원, 경유는 0.7원 내린 1844.5원으로 16주 연속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906.6원으로 가장 높았고, 상표별로는 알뜰주유소가 1851.0원으로 가장 낮았다(아시아경제).

같은 기사의 국제 시장 숫자는 방향이 반대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99.9달러로 7.6달러, 국제 휘발유는 120.8달러로 8.8달러, 국제 경유는 159.2달러로 8.1달러 올랐다. 원유를 수입해 정제하고 대리점과 주유소를 거치는 데 걸리는 시간 때문에 국제 가격 변동이 국내 판매가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2~3주가 걸린다.

주유소 가격을 예고하는 것은 오늘의 배럴당 원유 가격이 아니라, 2~3주 전의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 그때의 환율이다.

주목할 지점은 원유(두바이유)와 제품(국제 휘발유)의 상승 폭이 다르다는 것이다. 두바이유가 7.6달러 오르는 동안 국제 휘발유는 8.8달러 올랐다. 이 차이가 정유사의 마진 구간이며, 원유와 제품 가격의 간격을 읽는 방법은 크랙 스프레드로 정제마진을 계산하는 방식에 정리해 두었다.

야간 정유·석유화학 단지 원경

8.8달러 상승분은 리터당 몇 원인가

배럴을 리터로 바꾸는 상수는 1배럴 = 158.987리터다. 국제 휘발유 가격이 배럴당 8.8달러 올랐다면 리터당 0.0554달러가 오른 셈이다. 여기에 환율을 곱하고 부가세 10%를 얹으면 최종 소비자가격에 얼마가 넘어오는지 상한선이 나온다. 환율은 시점마다 달라지므로 세 가지 경우로 나눠 계산했다.

원/달러 환율리터당 원가 상승(원)부가세 포함(원)1860.2원 대비
1,30071.9679.16+4.3%
1,40077.4985.24+4.6%
1,50083.0391.33+4.9%

이 표는 상한선이지 예측이 아니다. 상승분이 100% 전가된다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정유사와 주유소가 재고 단가와 경쟁 상황에 따라 일부를 흡수하거나 반영을 늦춘다. 반대로 유류세 인하 종료분 122원은 전가율과 무관하게 세법이 정한 금액이라 그대로 붙는다.

두 숫자를 합치면 9월 말 이후 리터당 200원 안팎의 상승 요인이 대기 중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이 계산은 세 가지 조건에서 틀린다. 유류세 인하가 다시 연장되면 122원은 발생하지 않고, 국제 제품가가 다시 내려가면 상승분 자체가 사라지며, 아래에서 볼 최고가격제가 공급가 상한을 묶어두면 전가 속도가 눌린다.

정유사 공급가에 상한을 씌운 최고가격제

2026년 국내 유가에는 예년에 없던 변수가 하나 더 있다.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격에 직접 상한을 설정하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 중이다. 1970년 도입된 뒤 한 번도 발동되지 않았던 제도가 2026년 3월 13일 처음 가동됐다(뉴스1).

7차 고시에서는 상한을 리터당 150원 낮춰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정했다(대한민국 정책브리핑). 8월 21일 발표된 9차 고시는 국제유가가 오르는 국면이었음에도 같은 수치를 동결했고, 8월 22일부터 4주간 적용된다(머니투데이).

여기서 자주 혼동되는 부분이 있다. 최고가격 1784원은 주유소 판매가격의 상한이 아니다. 정유사가 대리점·주유소에 넘기는 공급가격의 상한이다. 전국 평균 판매가 1860.2원이 상한보다 높은 것은 그래서다. 공급가와 소비자가 사이에는 주유소의 임대료·카드수수료·마진이 얹힌다. 상한제는 판매가를 직접 묶는 대신 원가 쪽을 눌러 간접적으로 제한하는 구조다.

주유소에서 주유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운전자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가격의 방향을 미리 읽으려면 주유소 가격표가 아니라 그 앞단의 숫자를 봐야 한다. 확인 주기가 정해진 지표만 추리면 다음과 같다.

  • 국제 휘발유 제품가(싱가포르 시장) — 두바이유보다 2~3주 앞서 국내 가격을 예고한다. 배럴당 120.8달러가 기준점
  • 오피넷 주간 평균가 — 16주 연속 하락이 끊기는 주가 시차 반영이 시작되는 시점
  • 9월 30일 유류세 고시 — 재연장 여부. 종료 시 휘발유 122원, 경유 145원, 부탄 51원이 즉시 가산
  • 석유 최고가격 차수별 고시 — 현재 4주 주기, 9차 기준 휘발유 1784원. 상향 조정은 전가 허용 신호
  • 원/달러 환율 — 100원 움직일 때 리터당 5~6원의 원가 차이(위 표 기준)
  • 알뜰주유소와 정유사 브랜드의 가격차 — 9월 첫째 주 기준 12.3원. 격차가 벌어지면 유통 단계의 흡수 여력이 줄었다는 뜻

정유업종을 볼 때도 같은 순서가 적용된다. 원유가 상승은 그 자체로는 손익에 중립에 가깝고, 제품가와 원유가의 간격이 벌어지는지가 실제 마진을 정한다. 최고가격제가 공급가 상한을 유지하는 국면에서는 국제 제품가가 올라도 국내 판매분의 마진 확대가 제한될 수 있다는 조건이 하나 더 붙는다.

운전대에 올려둔 손과 흐릿한 주유소 불빛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