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벤처기업에서 스톡옵션 10,000주를 받았다고 하자. 행사가격은 1주 5,000원, 행사하는 날 회사 주식의 시가는 1주 25,000원이다. 행사하면 주식은 손에 들어오지만 비상장이라 팔 곳은 마땅치 않다. 그런데 세금이 붙는 시점은 파는 날이 아니라 행사하는 날이다.
행사이익은 시가와 매수가액의 차액이다
조세특례제한법 제16조의2는 벤처기업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을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당시의 시가와 실제 매수가액과의 차액"으로 정의한다. 위 조건에 넣으면 1주당 20,000원, 10,000주를 전부 행사했으니 행사이익은 2억원이다.
이 금액의 성격은 국세청 설명에 나온다. 법인의 임원 또는 종업원이 "당해 법인 등에서 근무하는 기간 중 행사함으로써 얻은 이익은 근로소득"이고, 주식을 교부하는 때에 원천징수한다는 것이 국세청 근로소득 안내의 기본 틀이다.
벤처기업이면 연 2억원까지는 세금이 0이다
제16조의2는 행사이익 "중 연간 2억원 이내의 금액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과세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같은 조 단서는 "벤처기업별 총 누적 금액은 5억원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못박는다. 한 해 2억원씩 세 해를 채우면 세 번째 해에는 1억원만 비과세로 남는다.
적용 범위에 조건이 세 겹 붙는다. 첫째, 2027년 12월 31일 이전에 부여받은 주식매수선택권이어야 한다. 둘째,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주식매수선택권이거나, 상법 제340조의2 또는 제542조의3에 따른 것이라면 "코넥스상장기업으로부터 부여받은 경우로 한정한다". 셋째, 국세청이 밝힌 적용시기는 "2023.1.1. 이후 주식매수선택권 행사분부터 적용"이다. 부여 시점이 아니라 행사 시점 기준이다.
시가가 35,000원이었다면 1억원이 과세된다
앞의 사례는 행사이익이 2억원이라 비과세 한도 안에서 끝난다. 결과를 바꾸는 변수는 하나, 행사일의 시가다. 같은 10,000주라도 시가가 35,000원이면 행사이익은 3억원이 되고 비과세 2억원을 뺀 1억원이 과세 대상으로 남는다. 이 1억원은 분리과세가 아니라 그 해 종합소득 과세표준에 얹힌다.
다른 근로소득만으로 과세표준이 5,000만원인 사람을 가정하자. 국세청이 공개한 2023~2025년 귀속 세율표는 과세표준 "14,000,000원 초과 50,000,000원 이하 15% 1,260,000원", "88,000,000원 초과 150,000,000원 이하 35% 15,440,000원"으로 누진공제를 함께 적는다. 두 경우를 나란히 계산하면 이렇다.
| 구분 | 종합소득 과세표준(원) | 산출세액(원) |
|---|---|---|
| 행사 전 | 50,000,000 | 6,240,000 |
| 과세분 1억원 합산 | 150,000,000 | 37,060,000 |
| 차이 | 100,000,000 | 30,820,000 |
스톡옵션 때문에 늘어난 소득세는 30,820,000원이다. 여기에 소득세액의 10%를 지방소득세로 보면 3,082,000원이 더 붙어 합계 33,902,000원이다. 주식은 한 주도 팔지 않았는데 현금 3,390만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계산은 다른 소득의 과세표준이 5,000만원이라는 가정 위에서 과세분 1억원을 과세표준에 그대로 더한 것이고, 다른 소득이 더 많으면 같은 1억원에 붙는 세금도 커진다.
납부특례를 신청하면 5년에 나눠 낸다
이 현금 부담을 늦추는 장치가 제16조의3 납부특례다. 원천징수의무자에게 신청하면 행사 시점에 원천징수를 하지 않고, 확정신고 때 소득세액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의 5분의 4에 해당하는 금액"을 빼고 납부한다. 남은 분할납부세액은 다음 4개 연도 확정신고 때 "분할납부세액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각각 납부하여야 한다".
결과적으로 5년에 걸쳐 5분의 1씩이다. 국세청도 소득세 500만원인 사례를 5년간 100만원씩 내는 일정으로 예시한다. 위 사례에 대입하면 소득세 30,820,000원을 5로 나눈 6,164,000원을 매년 내는 셈이다. 다만 조문이 다루는 것은 소득세이고, 지방소득세까지 같은 일정으로 나뉘는지는 이 조문과 국세청 안내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예외도 조문에 있다. "주식매수선택권의 행사가격과 시가와의 차액을 현금으로 교부받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주식 대신 차액을 현금으로 정산받으면 납부특례를 쓸 수 없다.
양도 시점으로 미루는 길과 적용 한계
행사 시점 과세 자체를 피하는 제16조의4 과세특례도 있다. 요건을 갖춘 적격주식매수선택권을 신청하면 행사할 때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고, 나중에 주식을 양도할 때 양도소득세로 과세한다. 핵심 요건은 행사가액 총량이다.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일부터 역산하여 2년이 되는 날이 속하는 과세기간부터 해당 행사일이 속하는 과세기간까지" 전체 행사가액 합계가 5억원 이하여야 하고, 행사로 취득한 주식만 거래하는 전용계좌를 열어야 한다.
이 길은 한 번 들어서면 조건이 따라붙는다. 취득한 주식을 증여하거나 "행사일부터 1년이 지나기 전에 처분하는 경우"에는 특례가 깨지고 소득세로 과세된다. 급히 현금화할 계획이 있다면 맞지 않는 선택이다.
가장 큰 한계는 대상이다. 세 조문 모두 벤처기업 주식매수선택권을 전제로 한다. 벤처기업이 아닌 회사에서 받은 스톡옵션이라면 비과세도 분할납부도 없이 행사이익 전액이 그 해 근로소득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여기 쓴 세율은 국세청이 2023~2025년 귀속으로 공개한 표다. 실제 행사는 행사 연도의 세율표와 본인의 다른 소득을 넣어 다시 계산해야 한다.
